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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으로 부르는 '영혼의 노래', 창단 25주년 '메시아' 콘서트 여는 이병천 '브니엘…' 음악감독

브니엘콘서트콰이어(Peniel Concert Choir, 이상 브니엘)가 올해도 어김없이 헨델의 ‘메시아(Messiah)’를 선사한다.

브니엘은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링컨센터 에버리피셔홀에서 28번째 ‘메시아’ 콘서트를 연다. 이날 이병천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브니엘의 45인조 합창단과 25인조 오케스트라, 그리고 합시코드 연주자 에드워드 브류어가 하모니를 이룬다. 솔로이스트로는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키우치, 알토 김유경, 테너 크리스토퍼 펀드, 베이스 노대산씨가 무대에 오른다.

1986년 20명으로 시작한 합창단 브니엘은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 선교음악 전문 합창단으로 지난 4반세기 동안 활동해왔다. 단체의 부침이 심한 이민사회에서 음악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 북동부지역 한인사회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선교합창단으로 롱런해온 것이다.

2011년 창단 25주년을 ‘메시아’로 마무리하는 이병천 음악감독을 만났다.



“불협화음 없는 합창단”

-브니엘은 이제 뿌리깊은 선교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브니엘이 ‘하나님의 얼굴’을 뜻하는 것이니깐,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은 셈이다. 창단 때 이름을 공모했는데, 바리톤 임은호씨가 ‘브니엘’을 제안해서 쓰게 됐다. 20년 이상 함께 해온 단원들이 10여명, 10∼15년 이상된 단원이 절반 이상이다. 밥만 같이 안 먹지 한 가족과도 같다. 음악적으로 생활적으로 불협화음이 없다. 지휘자가 잘 나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브니엘만의 특별한 것은.

“신앙심으로 부른다. 성악은 악기가 사람이라 마음 속에서 묻어나온다. 자기들 살아온 인생과 신앙체험이 그대로 묻어나와서 내는 소리다. 그래서 ‘찡’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매년 ‘메시아’를 지휘하는데, 매번 느낌이 다른가.

“성경도 소년시절과 지금 같은 귀절이 다르게 와닿는 것처럼, ‘어려운 일 당할 때…’같은 귀절도 젊어서와 60세 넘은 이들이 부를 때 다르다.”

-창단 당시 한인사회는.

“당시 뉴욕·뉴저지 교민 2만∼3만명이었고, 한인 교회도 15여개 정도였다. 지금은 교회 숫자가 700∼800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땐 맨해튼에 대여섯개였던 한식당에 가서 밥 먹을 땐 거의 다 아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음악을 하니깐 알아보는 사람들이 특히 더 많아서 밥 먹으면서 수십번 일어섰다 앉았다가 아는 체했다. 지금과는 달랐다.”

-창단 멤버들은.

“1986년 음악을 공부하는 한인 20명으로 시작했다. 한양대, 성신여대와 교회 성가대 등 한국에서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유학왔는데, 2∼3년 뉴욕에서 살면서 자기 노래만 부르다 가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자면서 시작했다. 공부 끝나고 돌아간 박정원씨는 귀국 후 한양대 교수가, 박미혜씨는 서울대 교수가 됐고, 지방대 교수로도 갔고. 그리곤 지휘자만 남게됐다.”

-최고참 단원은.

“당시 창단 멤버 중 유일하게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단원인 김복진씨가 지금까지 남았다. 당시 20대 후반이었는데, 이제 중년이다. 판사 전경배씨는 이듬해인 87년부터 활동했다. 당시 법대 졸업 한 총각이었다.”

-콘서트 장소도 진화했다.

“퀸즈칼리지 콜든센터에서 뉴저지 존함스센터, 링컨센터의 앨리스털리홀에서 지금의 에버리피셔홀까지갔다. 1993년 1000석짜리 앨리스털리홀에서 2700석짜리 에버리피셔홀로 옮기자 링컨센터 측에서 놀라더라. ‘메시아’는 큰 뮤직홀에 맞아서 음향효과가 좋은 뉴욕필하모닉의 홈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런데, 첫해 거의 만석이 되어 우리도 링컨센터도 놀랐다.”

-위기도 있었을 것 같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한 해 국립합창단장으로 초빙해서 12월에 갔다가 2월에 돌아왔다. 그때 브니엘이 없어질 뻔했다. 매월 고소득이 보장된 안정된 자리였지만, 여기의 합창단을 못잊겠더라. 우리 단원들이 진짜 진국이다.”

부모와 아들까지 가족도 노래

-‘메시아’ 연습도 3개월이나 하는데.

“12주간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10시까지 연습을 한다. 철저하게 참가해야 한다. 연습에 빠지면 공연에서 빠져야한다. 어떤 단원은 손님을 연습장까지 데려오기도 했다.”

-공연 후의 감회는.

“다른 음악을 하는 이들은 박수를 받은 후 공연 후엔 쓸쓸하고 허전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우리는 무척 충만하다. 특히 ‘할렐루야’ 부분엔 객석에서 감동을 받아 일어나서 따라 부른다.”

-링컨센터나 카네기홀에서도 할러데이 시즌 ‘메시아’ 연주회가 꽤 있다.

“에버리피셔홀에서 늘 해오던 합창단 내셔널코럴도 ‘메시아’를 해오다가 3년 전부터는 중단하고 싱어롱으로 프로그램을 바꾸었다. 브니엘의 ‘메시아’ 콘서트는 매년 조금씩 타민족 청중이 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왜 한인사회에 합창단이나 연주단이 많이 생겨나는 것일까.

“한인들은 원래 노래를 좋아한다. 그리고 공연에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많은 것은 좋지만, 우후죽순이 되어 질이 떨어지면 안될 것이다. 식당도 마찬가지지만, 음식이 맛있어야지 인테리어 아무리 좋아도 음식 맛이 없으면 식당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올해의 특별한 점은.

“브니엘엔 20대의 김은수씨부터 70대의 이민영 장로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노래한다. 올해부터는 김종윤 목사와 부부 단원의 아들 김은수씨가 들어왔다. 부모와 아들이 함께 ‘메시아’를 부를 예정이다.”

▶공연일시: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에버리피셔홀: 브로드웨이@65스트릿

▶티켓: $80·$60·$50·$40·$30·$25(201-993-4681).

☞◆이병천= 한양대학교 음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주 브루클린칼리지에서 석사를 받았다. 이후 줄리아드음대와 웨스트민스터콰이어칼리지에서 성악과 지휘, 교회음악을 수학했다.

☞◆메시아= 조지 프레데릭 헨델(1685~1759)이 56세에 그리스도의 일생을 담아 작곡한 오라토리오. ‘예수의 탄생’‘예수의 수난과 속죄’‘부활과 영생’까지 총 53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2부의 피날레 합창곡 ‘할렐루야’가 유명하다. 1742년 더블린에서 초연 당시, 조지 2세 국왕이 신의 영광을 찬미한 ‘할렐루야’가 불리워질 때 너무나 감격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후로 청중이 기립해서 듣는 관습이 생겨나기도 했다. 메시아는 히브리어로 ‘구원자’를 의미한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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