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 왜 잠들기 힘들까…65세부터 '생체시계 빨라진 탓' 추정
45세부터 자주 깨기 시작
배우자 사망도 주요 원인
#. 45세부터 중간에 깨기 시작= 노화로 인한 수면장애는 병이 아닌 수면습관이 달라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왜 잠이 잘 안오나 밤에 조그만 소리에도 왜 이렇게 자주 깨어나나 낮에 왜 이렇게 깜박깜박 잘 조나" 하면서 걱정하고 문제삼지 말라고 조언한다. 45세부터 밤에 자다가 깨기 시작하면서 진행되다가 65세가 되면 확실하게 자각하게 된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남녀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잠자는데 별문제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잠들기 힘들어졌다(28%)' '자주 깬다 깊은 잠을 못 잔다(29%)' '너무 일찍 깬다(18%)'고 답했다.
#.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수면 장애는 신경과에 속한다. 계속 연구 중으로 아직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호르몬과는 별 상관이 없다. 잠을 관장하는 부위는 두뇌 중앙에 있는 시상하부 근처의 세포들인데 나이 들면서 이 세포들에게 변화가 옴에 따라 자율신경인 우리의 생체시계가 점점 빨라지게 된 것. 노인들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생체리듬이 점점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몸의 시계는 밤 10시가 되면 졸립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나이 들어서는 밤 8시가 되면 '밤이니 자라'고 알려준다는 것. 빨라진 생체 리듬을 늦추는 방법으로 오후 3시~5시에 햇빛을 쏘이라고 한다. 우리 몸이 그만큼 낮시간을 오래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잠의 질도 달라진다. 얕은 잠과 깊은 잠(무의식 층으로 내려가 꿈꾸는 수면단계)이 있는데 점점 얕은 잠의 시간이 길어진다. 따라서 조그만 소리나 빛에 민감해져 선잠을 잔다. 비몽사몽의 잦은 꿈을 꾸면서 자기 때문에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젊어서 20분 정도 지나면 잠에 빠지던 것이 30분 1시간이 돼야 잠들기 때문에 잠자기 힘들게 느껴진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지는 것도 원인의 하나. 관절염 중풍파킨슨병 위산역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심장이나 비뇨 기관의 문제가 있을 때 화장실을 자주 가야하고 결과적으로 잠을 깨게 된다. 또 나이 들면 코고는 것도 심해져 무호흡증세가 악화되어 잠자다 자주 깬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하지불편증후군도 나이들면 심해진다. 65세 이상의 25%가 코골이와 하지불편증후군으로 수면방해를 받고 있다.
#. 배우자 사망도 크게 작용= 항상 옆에 있던 아내나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수면장애가 오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를 잃은 사람의 50%가 1년 이상 지난 후에도 심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칫 노인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성 또한 높다. 우울증세 자체가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고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잠들기 힘들기 때문에 가족들은 수면장애 원인이 우울증세라면 즉시 정신과 전문의 도움을 받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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