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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다…그래서 다 있다

겨울에 찾아 떠나는 데스밸리 국립공원

'사막은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 쌩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 395번을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 데스밸리다. 여름엔 너무 더워서 가지 말아야 하지만 겨울에야 꼭 가야만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최적의 계절이다.

데스밸리는 2번의 좋은 시절이 있었다. 첫 번째는 9000년 전. 아직 물이 가득 찬 호수들이 있고 기후도 온화하여 짐승 사냥을 주로 하는 인디언들이 살게 됐을 때다. 두 번째는 1800년대 골드러시로 사람들이 황금을 찾아 몰려 왔을 때다.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가 멋모르고 길을 잘못 들어서 거의 죽어나왔다는 것 때문에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 불리게 됐다. 데스밸리의 최고 기온 기록은 1913년 7월 화씨 134도다.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바스토우와 라스베이거스 사이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냥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지나쳐도 모를 395번 →178번 →190번 도로를 타고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다.

남북 길이는 225km(140마일) 폭은 6~26km(3.7~16.1마일)에 이른다. 서부지역이 2억 년 전에는 해저에 있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35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전 사이에 현재와 같은 지형을 갖게 됐다고 한다.



계곡의 내부는 바닷물이 고인 호수였는데 기후 탓에 모두 메마른 땅으로 변했고 해수면보다 282피트 낮은 밑바닥은 1000피트 두께의 소금층으로 덮였다고 한다.

데스밸리를 찾는 사람마다 최고로 꼽는 게 달랐다.

여행 등산 전문가인 김평식씨는 샌드 듄스의 하얀 모래 언덕을 가장 볼만한 것으로 꼽고 닉네임 '주안'인 블로거는 데스밸리 서북쪽에 있는 레이스 트랙이라는 곳을 선정했다. 레이스 트랙은 '무빙 락'이라는 별칭답게 사막에 자국을 내면서 돌이 움직이는 곳이다.

샌드 듄스를 꼽는 이유는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사막이라는 개념이 사하라 사막 같이 모래만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데 실제 그런 모습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모래가 쌓여 있는게 그림같이 아름다운 까닭이다. 레이스 트랙은 땅이 경사진 상태에서 적은 강우량임에도 이로 인해 크고 작은 바위가 신기하게도 이동해서 자국을 남기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죽음의 계곡에서 우주의 환희를 볼 수 있다고 좋아한다. 지명은 '데스'로 시작하지만 주위에 불빛이 없어서 오히려 밤하늘의 은하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도심에서만 산 사람들은 도저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그저 눈 안 깊숙이 머릿속에만 넣어둘 수 있는 장관이다.

샌드 듄스
그림 같은 하얀 모래 언덕
죽음의 언덕
밤하늘 은하수 마음껏 감상


해수면 아래 282피트 지점인 '배드 워터'지점 또한 꼭 가봐야 하는 코스다. 현재도 수분 증발 현상은 대단해서 연중 평균 300일 이상 강한 햇빛이 내리쪼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다.

배드 워터는 미국에서 가장 낮은 곳이고 옆의 휘트니산의 높이는 1만4500피트로 미 본토에서 가장 높아서 사람들은 극과 극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좋아한다.

900여 종에 달하는 식물 중에는 희귀종도 20여 가지나 되며 초봄에는 야생화가 피어 화려한 경치를 보여주기까지 한다.

LA에서는 300마일 자동차로 6시간 걸리고 여름엔 화씨 120도 봄가을에도 90도를 넘나든다. 주말엔 인근 숙박지를 예약하고 가는 게 좋다.

스패니시풍 별장부터 단테의 지옥까지
데스밸리 주변 살펴보니


▶스토브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와 모자이크 캐년(Mosaic Canyon)

공원 입구가 스토브 파이브 웰스다. 옛날에 우물이 있었던 곳이 지명이 됐다. 물이 있으니 관광객 위한 숙박시설이 생겼고 교통의 요지가 됐다. 남쪽으로 2.4마일을 내려가면 홍수로 인해 깎인 계곡 입구가 나타나고 더 내려가면 깎인 아름다운 절벽이 양쪽으로 웅장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모자이크 그림 같다고 한다.

다른 마을의 이름은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으로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샌드 듄스

진짜 사막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가장자리에는 관목과 풀도 있지만 대부분은 모래로만 이뤄져 있고 길을 잃기 쉬울 정도다. 여름에는 너무 뜨거워서 근처에도 가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진 촬영 장소로 그림자가 낮게 걸려서 물결 무늬 그림자가 보이는 일몰과 일출 때가 가장 몰린다.

▶차콜 킬른(Charcoal Klin)

광산 제련소에서 사용할 숯을 굽기 위해서 만들어진 10개의 숯가마가 그대로 남아 있다. 1877년에 세워졌지만 산중턱에 서있는 모습이 고대 유적같다.

▶텔레스코프 피크(Telescope Peak)

마호가니 플랫 캠핑장에서 하이킹으로 7마일을 더 올라가면 만나는 최고봉(1만49 피트)이다. 겨울철에는 눈이 깊다.

▶스키두 고스트 타운(Ksidoo Ghost Town)

옛날의 흔적인 유령마을중 대표적인 곳이다. 골드러시로 인구가 600명이 넘는 곳이었으나 1917년 금광이 폐광되면서 폐허가 돼 '고스트 타운'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단테스 뷰(Dante's View)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단테스 뷰다. 차를 타고 5475피트의 봉우리로 올라서 계곡의 중요한 부분들을 모두 볼 수 있고 하얀 소금밭인 배드워터도 위에서 즐길 수 있다.

▶스코티스 캐슬(Scotty's Castle)

1920년대 백만장자가 친구인 스코티에게 자금을 대서 스패니시풍의 별장을 지었는데 1970년에 국립공원에 의해서 인수돼 관광 명소가 됐다.

▶테코파 온천(Tecopa Hot Springs)

목욕탕 스타일의 온천으로 남녀 출입구가 다르다. 철철 넘치는 맑고 깨끗한 미네랄 온천수가 좋다. 관절염, 신경통, 피부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사막에서 없었졌던 수분이 이곳으로 다시 올라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배드워터(Bad Water)

데스밸리를 대표하는 곳이 배드 워터다. 서반구에서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하는데 가장 더운 때는 소금이나 바위 표면의 온도가 화씨 200도에 까지 이른다고 한다. 섭씨로는 무려 93도다.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

퍼니스 크릭에서 190번 동쪽으로 달리다 보면 나오는 전망대로 360도가 탁트혀서 데스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로 만든 계곡밖에 없지만 참 볼만하다.

◇문의: 방문자 센터 (760)786-3200, 스코티스 캐슬 (760)786-2392 웹사이트: nps.gov/deva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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