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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낭만의 또 다른 이름

코끝 시린 11월. 어느덧 늦가을이다.

가을빛 고이 담은 낙엽이 바스락 소리를 내며 사라질 때, 한참 동안 꺼내어 보고 싶은 옛 추억이 있다. 이름까지 몽롱한 프렌치 메모리. 늦가을과 잘 어울리는 프랑스의 정취랄까.

뜻도 모른 채 흥얼거리던 샹송 한 소절, 혹 구겨질까 책받침 속에 모셔둔 소피 마르소, 몇 시간이고 줄을 서서 기다렸던 반 고흐 미술전과 불그스름한 향이 어지럽던 레드와인 한 모금…

오늘은 아직 가을빛이 살아있는 11월의 어느 날.



12월의 어둡고 스산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기 전, 아련하게 떠오르는 프렌치 메모리를 즐기자. 캘리포니아에 앉아 프랑스를 즐겨보는 거다. 그래서 고독과 마주하자. 고독은 낭만의 또 다른 이름이기에…

LA에 프렌치 타운은 없다. 정통 프렌치타운은 뉴저지주의 작은 도시 보로(Borogh)에 있다. 하지만 포기하긴 이르다. 프렌치타운이 없다고 프렌치적 낭만이 사라지는가. 프렌치 메모리는 귀로 시작해 눈과 입으로 흘러가는 법. 가까운 곳에 숨어있던 프렌치 낭만을 깨워보자.

Try this!

◆부숑(Bouchon)

조금이라도 프랑스를 느끼고 싶다면 베벌리힐스(Beverly Hills)에 가서 이 식당에 들려라. 미슐랭 스타 3개짜리 레스토랑을 두개나 운영하는 스타 셰프 토마스 켈러가 주인이다. 추천 메뉴는 햄&치즈 샌드위치인 '크로케 마담(Croque-Madame) 화이트 와인 소스로 맛을 낸 홍합요리 연어 타르트.

▶ 주소: 235 N Canon Drive Beverly Hills (310) 271-9910

◆빌라 프렌치 베이커리(Villa French Bakery)

악평을 찾을 수 없는 정통 프렌치 빵집. 가족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이 많다. 아몬드와 버터가 살짝 발린 크로와상 초코릿 무스 콘 바삭바삭한 바게트가 베스트 아이템.

▶ 주소: 1414 West Kenneth Road. Glendale CA 91201 (818) 241-2521

◆새무얼 프렌치 시어터 앤드 북샵

안타깝게도 극장은 아니다. 프랑스 연극.영화 관련 책들이 모여 있는 곳. DVD 의상 영화 포스터 등도 판매한다.

▶ 주소: 7623 Sunset Boulevard Los Angeles CA 90046 (323) 876-0570

◆모네/리히텐슈타인: 루앙성당 전시(Monet/Lichtenstein : Rouen Cathedrals)

오묘한 색감을 표현하는 화가 클로드 모네와 리히텐슈타인의 전시가 LA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내년 1일까지 계속된다. 주제는 루앙 성당. 전통과 팝아트적인 표현 감각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주소: 590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36 (323) 857-6000

◆카스바 카페 (Casbah Cafe)

샹송이 흘러나오는 카페. 커피 한잔에 에디뜨 삐아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샹송 전문 카페는 아니지만 이국적인 분위기가 독특하다.

▶ 주소: 3900 West Sunset Boulevard Los Angeles CA 90029 (323) 664-7000

French Romance

말인지 노래인지 알 수 없는 소리에 귀를 잃고, 시를 되뇌며 마음을 빼앗긴다.

흐트러진 듯 꾸미지 않은 풍경에 눈을, 진한 포도향에 코를 적신다.

만지지 않아도 손에 잡힐 듯한 작은 프랑스.

프렌치 낭만은 고독과 외로움, 그리움이란 감정을 숨기고 있던 세포 하나하나를 일으켜 세운다.

잊고 지냈던 감정들은 설렘과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프랑스 속담 중에 이런 멋진 문장이 있다. "새로운 것은 오직 낡은 것일 뿐이다."

옛 기억에 빠져 보자. 에디뜨 삐아프는 죽고, 줄리엣 비노쉬는 늙었어도 프렌치 낭만은 그대로다. 오감으로 프랑스를 느끼자.

◆귀로 듣는 낭만
샹송(Chanson)은 노래라는 보통명사다. 프랑스 노래라는 뜻이 아니다. 샹송의 어원은 라틴어 칸타레(Cantare)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리가 듣는 샹송은 1900년 전후에 시작, 까지노 드 빠리(Casino de Paris), 물랑루즈(Moulin Rouge) 등지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널리 알려진 샹송가수로는 에디뜨 삐아프, 이브 몽땅, 조르쥬 무스타키, 샤를 트레네, 아다모, 나나 무스쿠리 등이 있다. 고독은 내게 눈물을 가르쳐 줬어(Ma Solitude, 나의 고독), 바다는 맺어지지 않은 연인들의 발자국을 지워 버린다오(Les feuilles mortes, 고엽), 그대가 원한다면 이 세상 끝까지 따라가리(L'Hymne L'amour, 사랑의 찬가)… 샹송이 가을에 어울리는 이유는 읊조리듯 부드러운 멜로디와 깊이 있는 가사 때문. 전설적인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 눈이 내리네(Tombu la neige), 나만의 남자(Mon Mec A Moi) 등을 추천한다.
◆눈으로 보는 낭만
프랑스 영화는 잔잔하다. 때때로 '재미없다'라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설렘과 두근거림을 잘 표현한다. 특히 사랑에 관한 영화는 더욱 그렇다. 아직 어린 소피 마르소가 갑자기 씌워진 헤드폰에 깜짝 놀라는 라붐(La Boum)의 한 장면은 정지된 시간 속, 풋풋한 떨림을 잘 표현한다. 어디선가 'Dreams are my reality~'만 들려도 가슴이 찌릿할 정도다. 코끝 시린 처절한 사랑이라면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neuf)를 빼놓을 수 없다. 시력을 잃어가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걸인처럼 살아가는 미셸(줄리엣 비노쉬)과 하루하루 치열한 삶을 사는, 절름발이 곡예사 알렉스(드니 라방)가 서서히 빠져가는 눈빛, 불을 지르면서까지 보이는 집착과 복수, 그리고 재회하는 장면이 강렬하다. "그 누구도 내게 잊는 법을 가르쳐 준 적이 없어"라며 사랑에 돌진하는 두 사람이 멋지다.
◆머리로 아는 낭만
프렌치 키스(French Kiss)는 짙은 입맞춤이다.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으나 애정표현에 관대한 프랑스인을 빗대어 생긴 단어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프렌치 키스를 러브 키스(Baiser amoureux), 스케이팅슈즈(Patin), 플로랜틴 키스(Baiser florentin·피렌체 키스)로 칭한다. 패션, 뷰티용어로 자주 사용되는 '프렌치 시크(French Chic)'는 꾸미지 않은 멋스러움이란 의미로 쓰이지만, 단어 자체의 뜻은 스타일리쉬한 프랑스 사람이다. 또 프랑스 하면 낭만주의 문학이다. 쇼팽과 알프레드 드 뮈세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낭만파 시인 조르쥬 상드(George Sand)는 72년 생애 동안 2000여 명과 사랑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를 사랑했지만 버림받은 뮈세는 "가장 큰 절망은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된다"는 말을 남겼다. "이 세상에서 내게 남은 유일한 재산은 가끔 울었다는 것 뿐이다(뮈세의 '슬픔')."
◆코로 느끼는 낭만
와인잔에 코를 바짝 대면 그윽하다가 텁텁하고, 상큼한 포도향이 난다. 그 누군가는 신의 물방울이라 칭한 귀한 물이다. 색깔에 따라, 레드·화이트·로제로 나뉜다. 와인 한 병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포도는 1kg. 포도알을 으깨어낸 즙을 발효시킨 게 와인이다. 특이한 것은 물이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점.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인류의 첫 와인은 약 8000년 전 그루지야에서 제조된다. 하지만, 와인하면 보르도(Bordeaux), 부르고뉴(Bourgogne), 샹파뉴(Champagne), 알자스(Alsace) 등 프랑스 와인을 최고로 친다. 프랑스에선 1인당 연간 61리터의 와인을 소비하며 생산재배되고 있는 포도품종만 130여 종에 달한다. 잘 알다시피 숙성된 맛에 따라 와인의 등급이 결정된다. 올해 초, 와인 컨슈머 리포트(Wine Consumer Reports)는 두르트 배럴 셀렉트 생테밀리옹(Dourthe Barrel Selcet Saint Emilion 2007), 비앤지 골드 라벨 보르도 레드(B&G Gold Label Bordeaux Red 2009), 프리미우스 보르도 루주(Premius Bordeaux Rouge 2008)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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