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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바람을 빼십시오

김세환/목사·LA연합감리교회

동네 아이들이 모여 축구시합을 하다가 한 아이가 힘껏 찬 공이 벽과 벽 시멘트 사이에 끼고 말았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노력을 했지만 도저히 꽉 물려 있는 공을 빼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울상이 되어 멍청이 서 있을 때 지나가던 노인 한 분이 아이들을 향해 한마디 했습니다.

"이 놈들아 먼저 공의 바람을 빼라! 그러면 빠지지 않겠느냐?"

아이들은 벽 틈에 꽉 끼어 있던 공의 바람 주입구를 찾아 바늘로 찔러 바람을 뺀 후에 공을 꺼내 축구를 다시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잔뜩 들어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먼저 바람을 빼야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자고로 바람이 들면 망가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바람 든 무와 과일은 맛이 없어 먹지 못하고 바람난 남편과 아내는 아무리 노력해도 붙잡을 수 없습니다.



옛 속담에 '젊은이는 가슴에 바람이 들고 늙은이는 뼈 속에 바람이 든다'고 했습니다. 가슴에 바람이 든 젊은이는 몸과 마음이 들 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평초처럼 겉도는 인생을 삽니다.

또 뼈 속에 바람이 든 노인은 항상 골골하여 거동을 잘하지 못합니다. 살갗에 바람이 들면 피부가 들뜨고 잇몸에 바람이 들면 치아와 잇몸이 벌어져 풍치(風齒)가 됩니다.

허파에 바람이 들면 흉막이 터져 호흡곤란을 일으킵니다. '정신'에도 헛바람이 들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 괴리감이 생겨 허구한 날 허풍과 잘난체만 일삼다가 바람처럼 가벼운 존재로 전락해 버리고 맙니다. 이래 저래 바람은 참 무서운 기운입니다. 바람맞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견실한 사람도 일단 바람이 들면 들떠서 안하무인이 됩니다. 자신이 최고인 줄 압니다. 오만해지고 방자해집니다.

하나님은 바람이 들어 초심을 잃고 교만해진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을 내쳐 버리셨습니다. 그리고 겸손하고 성실한 다윗을 차기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살다 보면 항상 바람이 들게 마련입니다.

태평성대를 이루고 삶에 여유를 갖게 되자 다윗 왕도 중년에는 정욕에 눈이 어두워 충신이었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간통하는 죄를 범했습니다.

게다가 간덩이까지 바람이 들어서 자신의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교묘하게 살해해 버렸습니다. 예전의 '목동 다윗'은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오직 '바람 든 다윗왕' 만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들어 사울을 닮아가는 다윗을 꾸짖으셨습니다. 다윗의 훌륭한 제왕 됨은 그의 다음 동작에서 빛을 발합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금식으로 회개하며 자신의 몸속에서 한껏 부풀러 올랐던 헛된 바람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진실함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다윗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삶 속에 혼란이 있다면 제일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바람이 들었나 살펴 보십시오. 바람을 빼십시오!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구하십시오. 그것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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