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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검은 밤

홍을미 / '문예운동' 시등단

오직 출구란

가냘픈 연두색 불빛

길게 외로움의 잔영들

어둠에 포위됐다.





작은 등 밝혀

어둠 속 동굴을 판다.

어제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처럼

내 앞의 가야 할 길처럼

내 앞의 검은 정체는

어둡기만 할 뿐

시작과 끝을

알 수가 없다.

졸음이 몰려온다

장엄한 죽음처럼

어둠은 신의 손길처럼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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