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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의 국가에 소수계 스토리는 필연이다", 20일 개막 연극 '세미나' 공동 주연 헤티엔 박

가을 시즌 브로드웨이 극장가에 모처럼 한인 주역배우가 탄생했다.

한인 2세 헤티엔 박씨가 오는 20일 골든시어터에서 공식 개막되는 연극 ‘세미나(Seminar)’에서 이찌 역으로 출연한다.

퓰리처상 후보작가 테레사 리벡이 쓴 ‘세미나’는 소설가 지망생 4명이 전설적인 작가 레오나드(알란 리크만 분)의 수업을 받으며 펼쳐지는 지성과 욕망의 투쟁을 그린 코미디다. 다섯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이 연극에서 박씨는 영화 ‘스탠드 바이 미’의 제리 오코넬, ‘베니스의 상인’으로 토니상 후보에 올랐던 릴리 라비, 그리고 ‘12야’의 해미쉬 링클레어와 공동 주연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브로드웨이 연극에 한인이 주역으로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뮤지컬에서는 1994년 이소정씨가 ‘미스 사이공’의 9대 킴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지금 한창 프리뷰 중인 박씨를 골든시어터에서 만났다. 이 극장에선 히트 뮤지컬 ‘애브뉴 Q’를 비롯 연극 ‘레드’‘노멀 하트’ 등이 공연됐다. 리허설 휴식 시간 중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동료 제리 오코넬과 저녁을 먹고 온 박씨는 자신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 앞에서 흐드러지게 웃었다.

브로드웨이 연극 한인 1호 주역

-브로드웨이에 얼굴 사진이 걸리니 기분이 어떤가.

“꿈인 것만 같아 꼬집어보기까지 했다!”

-이름(Hettienne Park)이 독특하다.

“본명은 에일린인데, 그 이름이 영화배우조합(SAG)에 이미 등록되어 있더라. 그래서 엄마와 상의했는데, 엄마가 ‘흥부전’에 나오는 ‘지혜로운 제비’를 뜻하는 혜연(慧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독특한 것 같아 쓰게 됐는데, 사람들이 좋아한다.”

-이찌(Izzy)는 어떤 인물인가.

“이찌는 젊은 작가 지망생으로 대담하고, 현명하며, 도발적이고, 실용적이다. 이전까지 보아온 아시안 스테리오타입이 아니다. 나 자신도 강한 여성의 모계 출신이다. 엄마와 할머니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강인하고도 용기있는 여성들이며, 유쾌한 아빠처럼 유머감각이 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엄청난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또한 드레싱 룸에서 의상을 갈아입을 때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가슴 노출은 연기의 한 부분”

-프리뷰에서 보니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더라. 이 점이 꺼림칙했나.

“누드가 이야기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면 상관없다. 우린 모두 인간이고, 우리 모두 육체를 지니고 있으며, 이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출연 전 이 부분에 대해 상의했나.

“엄마나 남편과 의논하지 않았다. 남편은 누드에 관한한 유럽인의 시각을 갖고 있어서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는 개막날 공연을 보신 후 어떻게 반응하실지 나도 모르겠다.”

-다른 여성 소설가 지망생인 케이트는 후반부에서 궁둥이를 보이던데. 두 여배우가 부분 누드를 보이는 것이 상업성과 연관이 있을까. 수년 전 니콜 키드만이 런던에서 연극 ‘블루 룸’에 전라로 출연하자 어느 비평가가 ‘순수한 연극적 바이애그라(pure theatrical Viagra)’라고 논평한 적이 있다. 연극에서 누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나의 부분 누드 장면은 대본에 있었고, 작가인 테레사가 충분한 이유로 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겐 현실적이고도 정직한 행동이다. 그게 사람들이 하는 행위가 아닌가. 하지만, 이 연극이 순수하게 ‘상업적인 이유’로 제작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테레사 리벡은 고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생생하고 훌륭한 캐릭터들로 환상적인 희곡을 썼다. 그리고 연출자 샘 골드는 훌륭한 취향과 진실성으로 연출했다. ‘세미나’는 유쾌한 연극이지만, 우리는 값싼 웃음을 위해 연기하지는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계집애처럼 그러지마(Don‘t be such a pussy).”

“아시아계 연극인 지원 필요”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에 중국인 위주 출연진으로 데이빗 헨리 황이 쓴 ‘칭글리시(Chinglish)’가 공연 중이다. 브로드웨이에 인종적인 다양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그런 것 같다. 현대 희곡작가들이 아시안 등장인물을 창작하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이 나라의 가장 훌륭한 점 중 하나는 다양성이므로, 우리의 이야기에서 소수계가 포함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본다.”

-아시안아메리칸 연극계에서 무엇이 이루어져야 할까.

“아시안 아메리칸 희곡작가, 디자이너, 배우, 제작자 등이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이 아닐까.”

-예술가 부부로서 뉴욕에서 살기란.

“정기적인 급여가 없다. 그래도 무척 만족스럽다. 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내가 하는 일로 먹고 사는 것이 경이롭다고 생각한다. 뉴욕에서 배우로 살아남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음 일자리가 언제 찾아올지 모를 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비싸다.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 그러나, 아무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우린 서로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지원하며 진실로 서로의 일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 우린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뉴욕에 살고 있는 것이 너무너무 좋다.”

☞ ◆헤티엔 박= 보스턴에서 태어난 박씨는 뉴잉글랜드뮤직컨서바토리에서 플룻과 피아노를 공부했으며, 로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와 종교학을 전공했다. 1998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윌리엄에스퍼스튜디오와 영국 옥스포드의 브리티시아메리칸드라마아카데미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올 4월 오프브로드웨이 퍼블릭시어터에서 퓰리처 수상작가 토니 커쉬너의 ‘지성적인 동성애자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가이드’에 출연했다. 올 12월 개봉될 샬리즈 테론 주연 ‘영 어덜트’에 조연으로 등장한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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