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표류하는 한미동포재단-중] "내 코가 석자인데…" 한인단체들 나서기 꺼린다
이사장 도덕성 문제 알면서도
이해관계 걸려있어 속앓이만
한인 무관심에 오히려 '당당'
"총영사관 적극 나서야" 주장도
한미동포재단의 문제는 한인단체들에게 '뜨거운 감자'다. 현재 한인회 체육회 등 한인단체는 물론 각종 협회 등이 분열된 상태에서 누군가 앞장서서 김영 이사장의 도덕성 문제를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크고 작게 재단과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몇몇 단체들의 경우 재단의 입김을 아예 무시할 수 없어 속만 끙끙 앓고 있다.
특히 타운 내 유명인사들이 각 단체를 돌아가며 임원 자리를 맡아오는 관행 속에 각기 얽히고 설켜 있는 관계인 것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커뮤니티를 대표해 이른바 '총대'를 메고 재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단체도 사람도 안보이는 실정이다.
현재 김영 이사장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사람들 역시 전직이사들이거나 다른 분열단체의 핵심인사들로 범 커뮤니티 대표성을 부여받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타운 내 한 인사는 "대부분의 단체들이 분열상태로 지금은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단체도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며 "도덕성에 흠결 없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고 오랫동안 재단 이사들과 알고 지내온 처지에 냉정하게 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타운 인사들은 재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A총영사관의 적극적인 개입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영사관측은 분란이 있는 단체에 깊게 개입하거나 언급하는 것 등을 삼가고 있는 미지근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재단 당연직 이사로 등재된 신연성 총영사는 취임 후 재단 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지난 8월 김 이사장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직후 열린 정기이사회에 신 총영사를 대신해 참석한 임시흥 동포영사는 의사진행발언 시간에 '불법체류 의혹해소' '재정 투명성 문제' 등을 거론했으나 분명한 답변을 듣지도 못한 채 일부 이사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임 영사는 "한인회관 건축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총영사가 당연직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며 "이사 중 한 명에 불과하고 정부가 한인 단체 내부문제에 대해 깊게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재단문제를 바라보는 한인들의 반응 역시 싸늘하다. 재단의 활동내역이 한인들에게 자세히 소개된 적이 없어 재단의 존재감이 없는 것이 이유. 그러나 여러 한인단체들이 '말썽'을 피우고 있어 똑같은 문제일 것이라 인식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오히려 '당당하게' 타운을 활보하고 있다.
재단은 1973년 설립된 한인회관 건물관리를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현재 20개 테넌트가 입주하고 있으며 매월 3~4만달러의 렌트비 수입과 광고비 등 2010년에는 11만여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재단측은 6월말 현재 잔액이 12만1833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인 단체중에 거의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단체다. 무수한 의혹이 난무하는 배경이다. 너도나도 팔짱을 끼고 이사들에게만 맡겨 놓기엔 재단의 '어두운 그림자'가 너무 깊다.
백정환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