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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그리는 여자

평생 조선 민화를 수집한 일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는 민화를 불가사의한 미의 극치라 정의하며 "무명의 장인이 만든 작위 없는 자연스러움"이라고 극찬했다. 그 말의 핵심을 이해할 수 없어 여러 번 다시 읽었다.

물도 없는데 팔팔한 물고기 한 쌍 토끼와 맞담배 피는 호랑이 서낭당 오색 끈을 그대로 옮겨놓은 색채 구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지러움. 도대체 뭐가 자연스럽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민화의 매력은 손으로 셀 수 없다는 성기순(66)씨를 만나 물었다. "민화의 어디가 어떻게 자연스럽습니까?" 물으면서도 속마음은 촌스럽고 유치한 그림 하지만 우리 것이라서 사랑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먼저였다.

그래도 만약 성씨가 "우리 민족의 삶을 담고 있다"라는 판에 박힌 대답을 한다면 맞받아칠 요량이었다. 그건 예술을 감상하는 진짜 태도가 아니지 않나라고.

그런데 "고상한 척을 안 해서요"라고 운을 뗀 성씨는 "왕부터 천민까지 느낀 대로 붓 가는 대로 그리니까 자연스럽죠. '아들 낳게 해주세요'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하고 소박한 소원을 그대로 전하니까요. 생활이 묻어나 있죠"라고 답했다.

민화를 그리면서 어려운 점은 없느냐고 묻자 많은 사람이 민화를 얕보는 게 싫다고 한다. 그러면서 되레 묻는다. "기자분 예술에 귀천이 있던가요?"

맞다. 예술에는 귀천도 미추도 없다. 열정만이 꿈틀댄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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