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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는 지금 <13> 칭글리시] 사업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미국인 사업가의 ‘차이나 드림’
엉터리 통역으로 기인한 오해다발

데이빗 헨리 황.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안에겐 유일한 희망이었던 작가가 돌아왔다. 1988년 ‘M. 버터플라이’로 토니상을 거머쥔 최초의 아시안아메리칸. 그는 아시안아메리칸 배우들의 대부였다. 그가 오랜 공백 끝에 브로드웨이에 복귀한 것. 그 동안 뮤지컬 ‘아이다’의 작사와 뮤지컬 ‘플라워 드럼 송’의 개작, 오프-브로드웨이 퍼블릭시어터에서 ‘옐로 페이스’, 독일에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대본까지 저변을 넓히다가 주류 연극계로 컴백한 것이다.

지난 달 27일 롱에이커시어터(1096석)에서 개막된 연극 ‘칭글리시(Chinglish)’는 코미디다. 타이틀 칭글리시는 물론 중국식 영어(Chinese+English)를 의미한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상하이엑스포까지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국이 칭글리시와의 한바탕 전쟁을 벌인 것은 유명하다. ‘유람안전’을 ‘관광을 조심하라(Bewear of Tourism)’로, ‘장애자용(Handicaaped)’이 ‘기형인(Deformed)’로 오역되는 무수한 엉터리 번역 사인이 국제적인 망신거리로 등장했다. ‘칭글리시’는 그런 오역으로 야기되는 웃음다발극이다.

다분히 2003년 빌 머레이가 도쿄에서 겪는 혼돈과 러브 스토리를 다룬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사랑도 번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을 떠올리는 연극이다. 글로벌 시대에 문화 차이와 언어장벽은 절대 화두다.

150여년 전 중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대륙횡단 철도를 건설하러 이민왔다. 이젠, 클리블랜드의 간판 사업가가 중국의 개발도상 도시 귀양에 간판 사업하러 간다. 초스피드로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인에게 ‘기회의 땅’인 것. 달랑 사업체 홈페이지와 휴대폰을 들고 찾아간 미국인이 중국의 변방도시 귀양의 부패한 문화국장과 사업 면담이 순탄할 수 없다. 게다가 통역사는 순 엉터리니, 오해와 오해가 이어진다. 여기에 엔론 사태에 대한 풍자와 유머와 타민족간의 로맨스는 감초다.

‘칭글리시’는 브로드웨이에 초연되기 전 올 여름 시카고의 굿만시어터에서 리트마스 시험지에 올려졌고, 완전매진과 호평으로 성공했다. 황씨와 ‘옐로 페이스’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리 실버만 연출했다.

귀양시의 문화부국장 시얀 역을 맡은 제니퍼 임은 과장된듯하지만, 몸사르지않는 연기로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홍콩 출신으로 어머니가 한국계인 임씨는 벌써 토니상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다니엘 역의 게리 윌미스는 사업을 성사시키려는 열망이나 시얀의 사랑을 얻으려는 욕망이 박약해 보인다. 시얀을 제외한 등장 인물들은 모두 ‘말하기’에 몰두하는 스케치식 인물이다. 피상적인 인물들이 관객의 조응을 얻기엔 역부족이다.

세트 디자이너 데이빗 코린스의 시장실·호텔 로비·호텔 방·식당으로 민첩하게 돌아가는 회전식 무대는 혼돈의 연속을 시각화하면서도 극의 속도감을 주는데 효과적이다.

‘칭글리시’는 에고가 강한 두 나라의 충돌이다. 중국의 뿌리깊은 ‘중화사상(中華思想, Sinocentrism)’과 미국의 ‘자민족우월주의(ethnocenturism)’이 부딪히며, 사랑과 결혼에 대한 윤리관은 유리벽에 부대낀다. TV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이 연극은 늘 ‘콩글리시(Konglish)’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겐 낯설지 않다. 귀양이 무대며, 언어장벽를 다루는 만큼 중국어 대사는 자막으로 나온다. 인터미션을 포함한 2시간짜리 공연보다 105분짜리 스트레이트 극이 더 적합했을 것 같다.

데이빗 헨리 황이라는 거물이 아니었더라면, 오프 브로드웨이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관광객들을 위한 ‘휘황찬란한 뮤지컬’이나 인생을 심오하게 다룬 고전극이 아닌 만큼 브로드웨이에서 롱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공한다면, 이는 데이빗 헨리 황뿐 아니라 아시안아메리칸 연극계의 경사가 될 것이다.

$35∼$120, 롱에이커시어터(220 West 48th St. 212-239-6200) chinglishbroadway.com.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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