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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 20여년전 '11월의 추억' 유재하·김현식

11월이다.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두 가수가 있다. 유재하와 김현식.

마치 찬바람에 오랜 상처가 욱신거리듯 아프게 기억나는 그들이다. 이미 오래전 그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막 활짝 펴보려던 즈음 세상을 떠나버린 이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둘의 기일은 똑같이 11월 1일이다. 유재하는 24년 전 교통사고로 김현식은 21년 전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하필 둘은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유재하는 추억하고 되새기고 싶어도 그럴 수 있을 만한 노래조차 많지 않다. 87년 남긴 첫 솔로앨범 '사랑하기 때문에'가 그만 유작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남긴 노래 한 곡 한 곡을 너무도 생생히 기억한다.

'별 헤는 밤'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두둥실 떠가는 쪽배' 처럼 시적 가사들이 가득한 '그대 내 품에' 아름다우면서도 묘하게 쓸쓸한 정서로 듣는 이를 한숨 짓게 하는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바스러질 듯 유약하게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진지하고 일견 종교적이기까지 한 '가리워진 길'등 무엇 하나 빼놓을 만한 곡이 없다.

하지만 백미는 역시 앨범의 타이틀 곡인 '사랑하기 때문에'다. 그야말로 가슴을 저미는 발라드의 진수다.

단순한 멜로디 간결한 가사 기품있고 클래시컬한 편곡은 무엇하나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고고하게 빛난다. 불안한 듯 청아하게 이어지는 유재하의 목소리가 가진 힘은 말할 것도 없다.

김현식은 '가객'이었다. 바람처럼 왔다 불꽃같이 살더니 다시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의 노래는 거칠고 투박했지만 그만큼 절절했다. 정교하고 화려하게 부르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끔은 갈라지는 목소리 그대로 지르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멜로디도 가사도 아닌 김현식의 목소리 그 자체였다. 언제나 그랬다.

그의 21주기를 추모하기라도 하듯 최근 방송된 서바이벌쇼 '나는 가수다'에서 김현식의 노래가 여럿 소개됐다. 호주 멜버른 현역 멤버들의 경연에서 인순이가 부른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바비 킴이 부른 '사랑 사랑 사랑'이 모두 김현식의 노래였다. 둘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바로 지난주 김연우가 불러 1위를 차지했던 곡 '내사랑 내곁에'도 마찬가지다. 모두 훌륭한 무대를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김현식의 목소리로 그의 노래를 들어야 한다. 그의 유작과도 같았던 '내사랑 내곁에'의 경우는 더 그렇다. 마지막 남은 혼을 불살라 노래를 토해내던 김현식을 기억하면서.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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