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령의 퓨전에세이] 종말론, 다시 생각한다
김령/시인·화가
이런 추세라면 40년 후엔 100억이 넘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이 새마을 노래가 전국 구석구석까지 울리던 우리의 60년대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던 캠페인이 지금도 기억에 새로운데, 우리 조국 이제는 떨어진 출산율을 올리려 애쓰고 있다.
지구위에서 인구 증가율이 높은 곳은 유아 사망률이 높은 개발도상국들이다. 그런가하면 이와 대조적으로 선진국에서는 물가고, 맞벌이, 자녀의 양육비, 교육비 때문에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 그래서 고령화와 출산율저하가 선진국들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한국이 상류국가로 진입한 듯해서 기분 좋은 마음 잠시 들기는 한다. 그러나 불란서나 이태리처럼 우리도 저조한 출산율이 커다란 골칫거리가 될 날 멀지 않은 것이다.
이태리의 저널리스트 조르조 델라르티의 통계에 의하면 2030년경 이태리의 인구는 1800만에서 1100만으로 줄어들 것이며, 2150년에서 2200년 사이 지구위에서 이태리인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에트루리아인들이 지구위에서 전멸되었던 것처럼. 마치 멸망 직전의 로마제국과 비슷한 상황이 되리라는 예상이다. 남의 얘기 같지만은 않다.
지구위에선 1분에 247명이 태어나고 99명이 숨져 하루에 213000명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의 인구증가는 필연적으로 식량과 물 부족 그리고 환경오염을 초래할 것이다. 지금 세계인구의 절반이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 8억 명이 만성적인 기아상태인 것이다. 그런가하면 인류의 절반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청소와 목욕에 필요한 물도 부족해서 12억의 인구가 비위생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1966년 미국의 경제학자 K. 볼링이 우주선 지구호(Spaceship Earth)라는 견해를 제시하여 지구 자연자원이 유한함을 증명한바 있다. 환경문제의 시점에서 보면 출산 기피는 그래서 긍정적이지만 경제면에서 보면 소비시장의 축소, 복지재정의 증가 등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한다.
개발도상국의 인구가 2배가 되면 식량수요는 4배, 에너지수요는 20배가 된다. 유엔은 1974년 인구회의를 했고, 1994년엔 160여 국가지역 대표 약 1200개의 NGO(비정부조직)가 참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세계인구개발회의를 했다. 이 회의에서 정리된 ‘신세계 인구행동계획’을 세우고 인구를 억제하려면 여성의 지위향상이 불가결하다고 역설했다.
199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여성회의는 여성이 여성을 차별적으로 다루는 사회조류에서 해방되어 스스로 성과 생식을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60년대 우리처럼 한 쌍의 부부가 한 자식만 두어야하는 해결책이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것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 가구 한 자식 세상엔 형제애도 인류애도 없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터지는 인구 그대로 두다보면 모두가 나 살기 바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들만 꽉 찬 지구가 될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신의 예언이 현실로 오는 날 있지 않을까? 종말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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