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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가 영화를 만났다

좋은 것은 오래간다.

수십 년 전 봤던 영화가 또렷이 기억나고 책장을 넘기며 숨죽였던 그 떨림이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올 가을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같은 떨림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 영어가 편한 자녀는 영어 책으로 부모는 한국어로 같은 책을 읽는다. 한 책(소재)을 읽다 보면 공통관심사가 생겨 할 이야기 거리가 많아진다. 내친 김에 그 원작으로 만든 영화도 함께 보면 대화는 더욱 풍성해진다. 자녀에겐 새로운 감동 부모에게는 진한 추억이 덤으로 주어진다. 책과 영화로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섯 작품을 명대사와 함께 소개한다. 감동(感動). 마음이 움직인다.

▶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작. 오만과 편견을 넘어선 연인의 이야기. 배경은 19세기 영국, 평범한 부유층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진정한 사랑만이 결혼의 조건이라 믿는 엘리자베스는 한 댄스파티에서 매력적이지만 무뚝뚝한 다아시를 만난다. 서로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던 두 사람은 곧 진한 사랑에 빠지고 폭우가 쏟아지는 언덕에서 마음을 확인한다. 그쯤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다아시의 친구 빙리도 사랑에 빠져 결혼을 준비한다. 어느 날, 다아시가 명망있는 가문, 재산 등을 따지며 결혼을 반대한 것을 알게 되자, 엘리자베스는 그를 오만과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며 외면한다.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그 뜻이 달라. 허영심이 세지 않더라도 오만할 수 있지.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 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디엠(Carpe Diem)을 꿈꾸는 이야기. 배경은 1959년, 규율이 심한 남자고등학교에 독특한 교사가 부임한다. 키팅 선생님은 교과서를 찢거나, 교탁에 올라가 넓은 세상을 보라는 등 특이한 수업방식을 고수해 나간다. 시(詩)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가던 학생들은 남들의 이목을 중시하는 부모와 부딪치게 되고, 한 학생이 괴로움을 이기지못하고 자살한다. 모든 책임을 지게 된 키팅은 학교를 떠난다. 학생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준 선생님을 떠나 보내며 책상 위에 올라가 경의를 표한다. "현재를 즐겨라. 시간이 있을 때 장미봉오리를 거두라. 왜냐하면, 우린 반드시 죽기 때문이야.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시도를 해봐. "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윌러가 쓴 실화소설. 1965년 아이오와 주의 매디슨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다. 워싱턴에서 온 사진작가 로버트는 길을 묻던 중 수줍게 다리로 안내하는 프란체스카에게 반한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잊고 살아온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아이들이 없는 사흘 동안 낯선 로버트와 사랑을 나눈다. 사흘 후, 어쩔 수 없는 이별은 맞게 된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서로 그리워한다. 마음속으로 영원한 사랑을 그리던 프란체스카가 죽은 뒤, 숨겨진 사랑이 남겨둔 편지와 일기를 통해 밝혀진다.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 속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사랑하오."

▶ 더 리더(The Reader·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독일의 한 도시, 병에 걸려 허약해진 15세 소년 마이클과 30대 한나는 운명적인 만남을 한다. 사랑을 나누기 전 '책을 읽어준다'는 규칙을 세운 그 둘은 더욱 깊은 관계로 빠지다 갑자기 한나가 사라져 끝이 난다. 대학생이 된 마이클은 한 세미나에서 전범재판을 참관하게 되고 피고인이 되어있는 한나를 지켜보게 된다. 한나의 비밀엔 나치, 전쟁, 죄와 책임이라는 어두운 과거가 있다. 모든 죄를 인정한 한나는 결국 무기징역을 받는다. 책을 읽지 못하는 한나를 위해 마이클은 10년 동안 읽은 책의 녹음 테이프를 보내지만 거절당한다. 순수한 여자, 글을 모르는 여자, 그러나 미안함은 아는 여자다. "그대의 영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바로 사랑입니다."

▶ 냉정과 열정사이
츠지 히토나리, 에쿠니 카오리의 공동 작품. 뜨겁게 타오르지도 않고 차갑게 식어버리지도 않는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술 회화 복원 공부를 하고 있는 준세이는 아직도 옛 연인 아오이를 잊지 못하고 있다.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공허함에 빠진 아오이도 마찬가지. 둘은 10년 전 했던 약속을 기억해낸다. 30번째 준세이의 생일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피렌체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 그리고 둘은 10년 만에 처음 그곳에서 만난다. "마음을 다해서 사랑했다면 언젠간 꼭 만난다. 인연이 잠시 멀어져도 긴 시간 동안 먼길을 돌고 돌아 결국 이렇게 그 사람 앞에 서게 된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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