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교과서 통해 미 교육 개혁 꿈꿨다"
사용하기 쉬운 TV도 구상
클린턴, 르윈스키 관련 전화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 직언
교육 개혁은 잡스의 오랜 꿈이었다. 1980년대 초반 그는 학교에 컴퓨터를 무상 공급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전체 상원의원의 절반 이상을 만나 설득했다. 성사되진 않았으나 이후 애플은 캘리포니아주 여러 학교에 1만 대 이상의 컴퓨터를 공급했다. 교사들에게 무료 컴퓨터 교육도 제공했다. 말년 잡스는 아이패드를 통한 전자교과서 사업을 위해 대형 출판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
교과서 집필자들을 직접 고용해 전자교과서를 제작하는 방법도 고려했다. 잡스는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잭슨에게 "애플이 아이패드 교과서를 무료 공급하면 주정부의 검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는 "사용이 극도로 쉬운 TV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아이클라우드로 다른 기기들과 무선 연동되며 아주 심플한 사용자환경(UI)을 갖는 TV"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미 2007년 '애플TV'라는 셋톱박스를 내놨지만 지금까진 그저 '취미거리'라며 얼버무려 왔다. 미국 투자분석기업 파이퍼 제프리의 진 뮌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TV 관련 특허를 잇따라 등록하고 있어 2012년 말엔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엔 그의 모순된 인간성도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잡스는 "화를 내고 싶지 않으니 살아있다면 1년쯤 뒤에나 이 책을 읽을 것"이라고 아이잭슨에게 말했단다. 실제 책에는 "잡스가 크게 좌절했을 때 그의 카타르시스(정화) 방법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디자이너의 발언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잡스는 "문제가 있으면 나는 면전에서 말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잔인할 정도로 솔직해야 하며 그것이 내가 만들려던 문화"라고 말했다. 아울러 "직원을 해고하고 귀가했을 때 여섯 살 된 아들을 보며 그 직원이 가족들에게 해고 사실을 알리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어려운 일이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그이지만 아내 로런에겐 낭만적인 남편이었다. 사망 7개월 전인 결혼 20주년 기념일 그는 눈물을 쏟으며 아내에게 "좋은 시간 어려운 시간은 있었지만 결코 나쁜 시간은 없었다. 아직도 당신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읽어 줬다.
98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에 휩싸였을 때 잡스에게 심야 전화를 건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잡스는 클린턴에게 "당신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랬다면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고 했고 전화기 너머론 침묵이 흘렀다고 한다. 잡스가 그의 우상인 가수 밥 딜런을 만났을 때 긴장해 말을 제대로 못한 사연 도 처음 알려졌다.
이나리·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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