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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미네소타 1만개의 호수

호수 안에 섬, 그 섬안에 또 호수

크고 작은 호수가 무려 1만개가 넘게 있단다.

면적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데 인구는 500만이 채 안 되는 미국 중 북부에 있는 미네소타주에 있다.

캐나다와 국경이 접해 있으며 5대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피리어호와도 150마일이나 접해 있다.

주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10000 Lake라고 적혀 있다.



더 정확히는 1만2000개의 호수가 수피리어호의 서북쪽으로 그리 넓지 않은 지역에 집단적으로 밀집해 있다.

더욱이 이렇게 많은 호수들이 가깝게 붙어 있으면 저지대나 늪지대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믿겨 지지 않게도 가장 높은 산이 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1만개의 호수들이 있는 이 지역을 가기 위해서는 수피리어호를 끼고 도는 61번 하이웨이를 타야 한다. 호수의 서쪽에 있는 가장 큰 도시인 둘루스에서 61번 동북쪽으로 100마일의 호안길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코스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망망대해 같은 호수에 한가롭게 떠있는 돋단 배들과 왼쪽으로는 청산 속에 그림같은 집들이 빚여내는 풍광 그리고 길 섶으로는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의 향연까지 무엇하나 흠잡을 데 없는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술이나 마약만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경관도 사람을 비몽사몽으로 만든다. 60마일을 달려 캐나다 쪽으로 올라가면 1번 하이웨이를 만난다.

본격적으로 수피리어 내셔널 포리스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속에 무려 1만2000개의 호수가 퍼져 있다.

이렇게 많은 호수들에서 시작된 물이 5대호와 미시시피강도 만들며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도 만들었고 캐나다와의 국경선도 이뤘다.

61번과 1번이 만나는 곳에서 61번 북쪽으로 40마일 정도 더 올라가면 럿센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4번 비포장 도로로 15마일 정도 침엽수와 호수들을 비집고 들어가면 높이가 2300여 피트 되는 미네소타주 최고봉인 '마운트 이글'이 나온다.

이 산을 가운데 두고 동서 그리고 북쪽으로 마치 누에가 알을 낳은 듯 크고 작은 호수들이 즐비한데 호숫물 빛깔조차 옥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진한 청색이다.

수피리어호 가운데에는 아일 로열(Isle Royale)이라는 작은 섬 국립공원이 있다. 20마일 정도 밖에 안 되는 길쭉한 섬안에도 호수가 20여 개가 있으며 캠핑장은 30여 군데나 된다.

캐나다와 국경도시인 그랜드 포티지라는 항구 도시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면 1400피트 높이의 최고봉인 마운트 데솔까지 올라가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경관은 말 그대로 환상이다. 더욱이 희한한 것은 섬 안에 호수가 있고 그 호수 안에 또 섬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흔해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이곳에서만큼은 호수들의 값진 맛이 제대로 느껴지질 않는다.

돈을 주고 병물을 사먹는 사막 지역과는 너무도 대조적이고 불공평한 세상사에 부러움도 솔직히 숨길 수가 없다.

▶등산 여행 전문가 김평식 (323) 73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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