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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클래식 선율에 젖는다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라 했던가. 그러나 가을은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다. 클래식 선율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다가와 안기는 것도 어느새 낭만에 젖어버린 우리의 가을빛 마음 때문이리라. 처연한 바이올린의 울음도, 나지막한 첼로의 탄식도, 담담한 피아노의 읊조림도, 가을에 들으면 뭔가 다르다.

가을에 어울리는 클래식 5곡을 골라봤다. 그냥, 어디서든 틀어놓자. 운전하다 말고 잠시 차를 멈춰 멍하니 앉아 음악을 듣게 될는지도, 청소하다 말고 처음 듣는 선율에 괜스레 마음에 구멍이 뚫린 듯 코끝이 시려 펑펑 눈물을 흘리게 될는지도 모른다. 괜찮다.

낯선 자신의 모습에 놀라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그 순간 잠시 음악과 하나가 된 것뿐이다. 낭만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은 당신이 살아있다는 증거. 그래, 늦가을엔 클래식을 듣자.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 Schubert / Arpeggione Sonata

슈베르트는 가을처럼 쓸쓸했던 작곡가다. 그의 음악이 가진 애수와 비애는 가을 낙엽의 짙은 고동색과도 같다. 아르페지오 소나타는 병약해진 육체와 정신으로 고통받던 슈베르트가 헤어나올 수 없는 암울함의 터널에서 허우적대던 시기 만든 곡이다. 기타와 첼로를 합친듯한 '아르페지오네'란 악기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지만 후대에는 그 악기 전해지지 않은 관계로 첼로나 비올라를 통해 많이 연주된다.

▶추천음반 :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1984년 필립스를 통해 발표한 음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 Tchaikovsky / Symphony No.6 'Pathetique'

우수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마지막 교향곡. 일반 교향곡들과는 다른 악장의 구성과 '비창'이란 표제에서 알 수 있듯 곡 전반을 아우르는 절망적인 느낌이 쓸쓸했던 작곡가의 말년 심리 상태를 드러낸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이 초연되고 9일 후에 갑작스레 사망한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한 조용하고 음울하게 사그라져 들어가는 4악장이 압권이다.

▶ 추천음반 : 예프게니 므라빈스키가 이끄는 레닌그라드 필의 1960년 도이치 그라모폰 앨범.

◆베토벤 현악 4중주 13번 : Beethoven / String Quartet No.13

가을은 어쩐지 죽음을 연상케 한다. 모든 것의 생명이 꺼져가는 듯한 느낌. 베토벤이 말년에 작곡한 현악 4중주 곡들도 그런 느낌을 갖고 있다. 고뇌를 호소하고 격렬하게 울부짖기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으로 잦아들어 조용히 기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13번은 특히 그렇다. 6개의 악장이 진행될수록 조용히 가을밤의 어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음반 : 역사에 남을 명반으로 꼽히는 부다페스트 현악 4중주단의 1962년 앨범. 컬럼비아 발매.

◆쇼팽 발라드 1번 : Chopin / Ballade No.1

쇼팽의 음악은 언제나 달빛 같다. 한밤의 고즈넉함을 시적으로 풀어낸 녹턴도 가을에 어울리지만 보다 드라마틱한 전개 장중한 스케일을 담고 있는 발라드곡들도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려는 늦가을의 멜랑꼴리한 정취와 잘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지극히 감성적이고 대중적인 발라드 1번은 화려하면서도 비극적인 분위기가 갈수록 고취되며 듣는 이들의 심장을 조여온다. 영화 '피아니스트'에도 삽입됐던 곡.

▶추천음반 : 탐미적 세련미가 돋보이는 크리스티앙 지메르만의 1988년 도이치그라모폰 앨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 Brahms / Violin Sonata No.1

가을 하면 브람스다. 그의 음악에 두텁게 깔려있는 어두운 낭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을의 빛깔과 많이 닮았다. 브람스가 1879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장조 선율임에도 깊은 고독과 명상적 분위기가 뭍어나는 감수성 넘치는 곡으로 '비의 노래'라는 부제가 붙어있기도 하다. 마치 고요한 가을밤 창문을 두드리며 대지를 적시는 빗방울의 속삭임을 담은 듯 하다.

▶추천음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피터 프랜클의 반주로 연주한 1998년 EMI 앨범.

마에스트로? 콘서트마스터?
●알면 더 유익한 클래식 용어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클래식 용어들. 그 때마다 대충 아는 척 넘어갔지만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하면 한결 편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 말은 이런 뜻이다.

▶ Maestro

마에스트로. 원래는 선생님 혹은 사장님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음악계에선 거장 지휘자들에게 존경의 뜻을 담아 부르는 말로 쓰인다. 내년 4월 19일 서울시향과 함께 월트디즈니콘서트홀에서 공연할 예정인 지휘자 정명훈도 '마에스트로 정'이라 불린다.

▶Concertmaster

콘서트마스터. 우리말로는 '악장'이라고 한다. 오케스트라의 리더 격이다. 객석에서 볼 때 지휘자의 가장 왼쪽 제 1 바이올린 파트 앞줄 가장자리에 앉는 사람이다. 지휘자가 입장하기 직전 자리에서 일어나 단원들의 악기 조율을 지시하는 것도 콘서트마스터의 역할이다.

▶ Overture

서곡. 원래는 오페라나 발레 등이 시작되기 전 막이 내려진 채 연주되던 곡을 가리킨다. 앞으로 전개될 작품의 도입이자 전체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짧고 완결된 곡의 형식을 갖췄다. 후대에는 오페라나 발레와 상관없는 연주회용 독립 서곡도 많이 작곡됐다. 요새도 일반 음악회에서 1부 첫 곡으로 다양한 서곡들이 자주 연주된다.

▶Virtuoso

비르투오조. 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를 뜻한다. 본래는 '덕이 있다'는 뜻이었지만 최근에는 음악 용어로 국한돼 사용되며 장인적인 테크닉과 더불어 심오한 예술성을 겸비한 연주가들을 부를 때 많이 사용한다.

▶ Opus

오푸스. 작품번호를 뜻하며 Op.로 약기 되곤 한다. 작곡가들이 만든 곡에 붙여진 공식적인 번호다. 보통 한 작곡가의 장르 불문 모든 곡을 망라해 작곡 순서나 출판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다. 후세에 음악학자들이 작곡가에 따라 나름의 작품번호를 붙인 경우 Opus가 아닌 다른 번호체계를 쓴다. 예를 들어 바흐의 곡에는 BWV 모차르트의 곡에는 KV 등을 사용한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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