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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노숙자 입양 자매 미경·미영씨 지금은…한인들 온정 베풀지만, 머물 곳 없어 배회만…

무혐의로 구치소 나와
애난데일 쇼핑몰 등 기웃

워싱턴 일원을 떠돌며 노숙자 생활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던 민미경, 미영(30) 쌍둥이 자매가 최근 구치소를 나와 버지니아 애난데일 등을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는 5월말 이들을 도우려던 한 여성의 집에서 난동을 부려 스태포드 카운티 경찰에 체포된 후 구치소에서 지내왔다. 여러차례 재판이 연기되며 석달 넘게 시간을 끌다 결국 지난달 중순께 기각 판정을 받고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봄부터 자매를 도와온 장두영 목사는 “자매가 구치소에서 나온 후 연락을 해와 밤에는 사무실에서 잘 수 있도록 해줬었다”며 “열흘 정도 지켜보다 조심스럽게 ‘정신 상담과 치료를 받아보자’고 권유했더니 3주 전 쯤 화를 내며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일본 사찰에 데려다 달라는 자매의 요청에 따라 데려다 줬고 이후 지금까지 만나진 계속 소식은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자매가 콜럼비아 파이크, 리틀리버 턴파이크 등 도로변과 한인 상점이 밀집된 쇼핑몰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 쯤이다.



 애난데일의 엘리자베스 백화점의 배 사장은 “3주 전 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애들을 보고 밥을 먹이고 목욕하라고 돈을 좀 쥐어보냈다”며 “둘다 앳된 얼굴에 착해보여 길거리에서 지내는게 걱정도 되고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서울 PC방에도 여러차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소 관계자는 “잠은 안 잤지만 추울 때 몇 번 와서 몸을 녹이고 간 적이 있다”며 “자매에 대해 잘 몰랐을 때 소리를 지르고 문제를 일으켜 경찰을 부른 적이 있다. 나중에 장목사로부터 ‘자매가 찾아오면 머물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설명을 듣고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의류를 판매하는 또 다른 한인 업소에서도 “자매가 문을 열고 기웃 거리길래 들어오라고 해서 추울 때 입을 수 있도록 겉옷을 두벌 줘서 보냈다”며 “밤에 어디서 자는지 모르지만 곧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니 더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들 자매는 17일에는 페어팩스 H마트 인근을 배회하는 것으로 목격됐다.

 워싱턴 총영사관에 따르면 민미경, 미경 자매는 1981년생 쌍둥이로 1987년께 미국 네바다의 각각 다른 가정에 입양된 시민권자다. 이후 언제인가 집을 나와 떠돌이 생활을 해왔으며, 지난해 메릴랜드 지역을 거쳐 올해 초부터 DC 영사관 인근 풀숲에서 지내왔다. 지난 5월 자매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한국인이다. 미국 사람들이 우리를 놀리고 괴롭혔다.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등 똑같은 말만 반복해 더 이상의 자세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자매를 만난 여러 한인들과 교회, 기관 등이 도움을 제공하기도 했으나 오래 지나지 않아 거처를 옮겨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와 접촉했던 사람들의 상당수는 ”어떻게든 도우려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상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도움을 주다가 오히려 자매가 ‘감금했다’, ‘괴롭힌다’며 경찰에 신고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목사는 “자매가 셸터(보호소)에도 있다가 뛰쳐나왔고, 정신병원에도 들어갔다가 도망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모를 찾아 무조건 한국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설령 비행기표를 줘서 한국으로 보내도 그 이후에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입양인 보호 기관과 연락해 자매를 한국으로 보내고 정신 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추진중”이라며 “일단은 그 때까지 애들이 안심하고 자기들끼리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줄 분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문의: 703-232-2767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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