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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똥' 때문에…FDA, 식중독균 잠복 우려 검역 강화

수입 난관

멸치 수입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청(FDA)이 건멸치류 수입 시 식품 위생 검역을 강화하면서 한국에서 수입된 마른 멸치 제품들이 통관 과정에서 폐기 처분 또는 한국으로 반송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멸치똥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것.

FDA 규정에 따르면 소금에 절이거나, 말린 생선, 훈제 또는 발효 생선 수입 시 내장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유는 가공 과정에서도 죽지 않는 식중독균이 내장에 잠복해 있다 질병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식품안전현대화법(Food Safety Modernization Act)에 서명한 후 과거에는 FDA가 주로 5인치 이상의 생선에만 적용해 오던 규정을 올 6월부터는 크기에 상관없이 전 제품으로 확대하면서 한인들이 즐겨먹는 마른 멸치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박병열 관세사는 "지난 6월부터 멸치똥이 제거되지 않은 멸치 제품이 반송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10월초에만도 50~60박스의 마른 멸치를 수입하려던 업체들이 통관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통관 검사 과정에서 식품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으면 멸치똥을 제거하지 않아도 내수 판매가 가능하다. FDA에서 인증한 실험실에서 염도·산도·수분활성도 등을 확인한 자료를 제시하면 되지만 보통 제품 라인(소·중·대) 당 800달러의 비용이 드는 데다 기간도 3주 정도 걸려 수입업체들을 더욱 난감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한 수입·도매업체 관계자는 "지난 8월 일부 멸치 제품 통관에 실패한 후부터는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멸치 제품 수입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멸치 가격도 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부 한인 식품점에서 판매되는 마른 다시멸치(3.3lb)는 26~27달러 선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3% 올랐다.

한 식품점 관계자는 "멸치 가격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올랐다"며 "문제는 수입이 순탄치 않아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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