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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Amy Chua) 교수의 저서 'Day of Empire'를 읽었던 것이 몇해 전이었다. 한 국가가 강국이 되려면 관용을 잃어서는 안된다면서 고대로부터의 소위 '제국'의 역사를 더듬어 나가는 그녀의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모처럼 지적 호기심의 충족을 넘어 전에는 몰랐던 좋은 것을 또 하나 익히는 '호사(豪奢)'를 누렸었다. (다른 이가 애써 연구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정리한 것을 단 번에 읽을 때 나는 '호사'라 할만큼 감사하고 기쁘다.)

그런데 그녀가 작년에 자녀 교육에 관한 책을 내어서 미국을 요동치게 했다.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라는 책은 나오자 마자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 엄마들과 중국 엄마들의 교육 방식 차이를 화제로 만들었다. 그녀에 따르면, 아이들은 분별력이 없어서 어른들이 강력하게 지도하여 좋은 습관을 들이고, 또 하기 싫은 것도 참고 노력하다 보면 점점 잘 하게 되어 나중에는 즐길 수가 있다.

그래서 중국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엄하고 단호하게 할 일을 하게 한다. 그러나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미국 엄마들은 아이가 흥미가 없다면 강제로 하게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성취가 적고, 성취가 적으니 즐길 수가 없다. 그녀가 자신의 자녀를 지도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녀는 분명 극성을 넘어서 초극성 엄마이다.

그래서 미국 엄마들 중에는 에이미 추아 교수가 자녀를 교육하는 방식은 거의 자녀를 학대하는 수준이라고까지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녀의 성취를 위해 혹독한 지도를 하면서 정신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통의 미국인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 부모들을 생각하면서, 한국 부모들이 더하면 더하지 중국 부모들보다 못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현대사의 급속한 경제 발전의 요구로 인하여 때로는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이기도 했으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배운 우리였기에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런 추아 교수가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여 가진 언론과의 대담에서, 자신의 지도 방식으로 인해 둘째 아이가 괴로워하면서 반항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스파르타식 지도에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을 더했다고 말했다. 엄마가 엄마의 만족을 위해서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둘째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고, 더 많이 아이와 대화하게 되었다. 추아 교수는 자신의 자녀 교육에 동서양의 좋은 문화와 방식을 점점 더 많이 혼합해 하고 있는 것 같다.

알려진대로 그녀의 유태인 남편은 아이들을 '방목'형으로 키우자고 하는데 반해, 추아 교수는 자신의 중국인 부모로부터 배운대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하게 하면서 성취에 초점을 두고 이끌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성장한 그녀 자신의 관점과 문화에는 아무래도 미국 문화가 섞여 있지 않을까? 나는 그녀의 교육 방식이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정리된, 동서양의 장점이 혼합된 것임을 처음부터 상상했었다.

통합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사고 방식과 문화에, 목표를 정하면 끊임없이 노력하여 악착같이 달려드는 근성은 분명 아시아와 한국 교육의 좋은 면이라 하겠다. 반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하게끔 하는 미국식 교육은 개인의 책임감을 키워주고, 더욱 창의적으로 자녀들을 성장하게 할 수 있다.

그러니 미국에 왔다고 한국식을 모조리 버리고, 평균적으로 정해진 계획만 지키려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국식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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