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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선 안철수<정치신인> '돌풍' 일어나기 힘든 이유는·

천문학적 선거자금 모금위해
대권후보 출마선언도 조기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선 '안철수'와 같은 정치 신예의 돌풍을 기대하기 힘들다.

우선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모아야 한다. 여기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7억4500만 달러를 모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연임을 위해 이번 대선에선 10억 달러 이상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출마선언도 빨라야 한다. 대선일 1년6개월 전부터 대선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각 당의 대권후보를 뽑기 위한 지역별 예비경선도 전당대회 전까지 약 8개월가량 진행된다.

그동안 후보들은 각종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비전과 정치철학을 밝히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을 검증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무래도 정치 신인이 버티기에는 힘든 여정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 한 번 연임이 가능하다. 4년 임기에 1년6개월이 다음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 캠페인에 휩싸이는 셈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미국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이 왜 이렇게 길어지게 됐는지를 조명했다.



내년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아직 13개월이나 남아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벌이며 적극적인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고 공화당은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보들간 토론회가 치열히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도 토론회를 거치면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 주지사와 릭 페리 텍사스 주 주지사가 양강체재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경선구도가 거의 확정됐다.

최근 공화당내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히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내년 대통령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내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변수들도 사라지는 모양세다.



◆ 조기출마의 원조는 카터

대통령 출마선언을 선거일 앞두고 언제부터 해야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오늘 당장에라도 2016년 또는 그 이후의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해도 문제가 안 된다. 1976년 전까지는 대권후보들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해까지는 출마선언을 미뤄왔다. 이를 앞당긴 것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다.

그는 1975년 조지아주 주 지사직을 떠나 아이오와 주에 정착하자마자 출마선언을 한된다. 선거일 1년 전부터 대선 캠페인이 시작된 사례다. 지미 카터가 조기 출마선언으로 백악관 입성에 성공하자 이후 대권주자들은 그의 전략을 따라하게 됐다.



◆ 선거자금 모금에 유리

미국에서 대권주자들이 출마선언을 앞당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대선 캠페인을 치르기 위해 모금해야 할 선거자금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1976년 예비경선을 치르면서 선거자금으로1360만 달러를 모았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은 돈은 7억 달러가 넘는다. 그동안의 물가상승을 감안한다고 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모은 돈은 사실상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모든 돈의 8배에 달한다.

이는 선거자금법이 바뀐 탓도 있다. 거액의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후보자들은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소액 선거자금을 모아야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이유다.


대선 캠페인 기간 1년 6개월
검증 길어 정치신예 역부족



◆ 예비경선 앞당기기 경쟁

또 다른 이유는 각 주가 예비경선을 치르는 시기를 경쟁적으로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1972년 전 까지는 뉴 햄프셔의 예비경선이 각 당의 대권후보를 뽑는 첫 시작이었다. 당시 예비경선은 3월 둘째 주 화요일에 열렸다. 1972년 플로리다주가 예비경선 시기를 뉴햄프셔와 같은 날로 옮겼다. 그러자 뉴 햄프셔는 선거일을 이보다 빠른 3월7일로 바꿨다.

3월에 예비경선을 치르는 주는 1968년 당시 뉴 햄프셔 한 곳이었다. 하지만 1988년에는 3월에 예비경선을 하는 주가 20개로 늘어났다. 2008년에는 예비경선을 2월에 치르는 주가 22곳이나 됐다.



◆ 아이오와 연초 코커스

예비경선은 선거방식에 따라 등록된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와 당원과 일반인이 모두 참여하는 프라이머리로 나뉜다. 전통적으로 코커스는 아이오와 프라이머리는 뉴햄프셔가 가장 먼저 치러왔다.

2008년 아이오와는 1월3일 예비경선(코커스)을 치렀다. 당시로서는 가장 빠른 예비경선이었다. 이 때 돌풍을 일으킨 사람이 버락 오바마 후보였다.

올해 민주당은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 때문에 예비경선에 대한 고민이 덜하다.

반면 공화당은 당내 경선을 흥행시켜 대통령 선거일까지 가져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각 주가 경쟁적으로 예비경선을 앞당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공화당은 8월 전당대회에 더 많은 대의원 수를 배정하는 것과 같은 묘안을 내놓았다. 또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캘롤라이나를 제외한 다른 주들은 3월 이후로 예비경선일을 늦춰달라는 게 공화당 지도부의 요청이다. 덕분에 이번 대선에선 4~6월에 예비경선을 치르는 주들이 지난 대선보다 많아졌다.



◆ 불이익도 감수한다

하지만 플로리다 주가 예비경선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나서면서 다른 주들을 자극하고 나섰다. 플로리다는 이번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을 1월31일에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화당 지도부는 플로리다가 규칙을 깨고 1월에 예비경선을 치르면 배정된 플로리다주에 배정된 대의원을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응징에 나섰다. 하지만 플로리다는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다. 공화당 대권주자를 플로리다 경선에서 만들어 내겠다는 욕심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플로리다에 또 다른 벌칙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모양세다. 플로리다는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공화 민주에게 모두 중요한 주다. 플로리다주민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올해는 플로리다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각주 예비선거 앞당기기 경쟁
플로리다 "1월 경선 하겠다"
아이오와 "1월 3일 투표 예정"
뉴햄프셔 "올해 12월 6일 고려"


◆ 올해 12월도 가능하다

아이오와 뉴 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도 1월로 경선시기를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예비경선을 1월21일로 잡고 있다. 네바다는 예비경선(코커스)을 1월 14일로 잡고 있다. 아이오와는 잠정적으로 1월3일 예비경선을 치른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예비경선을 치러왔던 뉴 햄프셔도 발끈하고 나섰다.

뉴햄프셔는 아예 올해 12월6일 예비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뉴햄프셔주는 1920년 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예비경선을 치러왔다. 1975년에는 아예 다른 주들보다 7일 이상 먼저 선거를 치르도록 주법을 고쳤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예비경선을 치르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다. 12월 크리스마스 기간을 빼면 결국 12월6일이나 13일 화요일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 대선 캠페인 장기화 폐단도

대통령 예비경선이 조기화 되면서 대통령 캠페인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아예 예비경선 일을 3월 이후로 못 박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각 주가 돌아가면서 첫 예비선거를 치르거나 추첨에 의해 예비경선 일을 정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시간을 가지고 여러 후보들의 장단점을 찬찬히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도 있다. 결국 국가를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을 찾는 게 예비선거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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