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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오늘의 햇볕만들 기뻐하라 - 가을송사(送辭)

김탁제 / '문예운동' 시등단

저 실낱같은 바람에

너 흔들이고 있느냐

가을이라

마음 문 열지 말라



언젠가는 억새풀도

다시 피고

철새도 돌아오리니

그 서릿발 적시던 길

머리 풀고 떠난

영문 모를 환생도

있지 않겠느냐

그러니

빈 가슴 채울

오늘의 햇볕만을

기뻐하라

때로 품고 싶은

연민 있을지언정

은밀히 감추고

행여

남루한 삶이라

섣불리 생각 말라

지금

저 실낱같은 바람에

너 흔들리고 있느냐

가을이라

나이 게워내려

마음 문 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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