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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맘은 괴·롭·다

일·가사 병행에 우울증 앓기도
전업주부 보다 스트레스 많아

40대 중반의 한인 여성 K씨는 누구나 알만한 중견기업의 임원이다.

잘 나가는 그녀는 직장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서 종종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광고 모델로도 종종 등장하는데 당찬 커리어 우먼이자 알뜰한 주부의 이미지를 다 갖춘 덕분에 꽤 나이가 들었지만 자사의 광고 모델로서도 롱런하고 있다.

그러나 K씨는 수년 전부터 잦은 소화기 장애로 병원을 부쩍 자주 찾고 있다. 위장 문제는 스트레스가 잦은 사람들에게 흔한 질환이다.

K씨는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모임에는 빠지는 법이 없다. 또 명절이나 생일 등 시댁의 주요 행사까지도 어김없이 챙긴다. 이른바 전형적인 '수퍼 맘'이다.



수퍼 맘은 적잖은 직장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삶의 질로만 따진다면 수퍼 맘은 별로 권할 게 못 된다. 집과 일터에 대해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직장 여성들이 수퍼 맘에 비해 스트레스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일 수 없다. 그렇다면 주부들은 수퍼 맘이 되거나 직장에 다니기 보다는 아예 집에만 머무르는 편이 나을까. 실은 이도 결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전업주부 또한 직장을 가진 여성들에 비해 대체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최근 미국 전역에 걸쳐 1600명의 40세 여성을 뽑아 조사를 실시했다.

1600명의 여성은 크게 전업주부와 직장인으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모두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일일이 측정했다. 그 결과 전업주부들이 직장을 가진 여성들보다 평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또 직장을 가진 여성 사이에서는 수퍼 맘 신드롬을 보이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의 실무를 담당한 대학원생인 카트리나 레웁은 "수퍼 맘을 지향하는 여성들 가운데 우울증을 앓기 쉬운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직장에서는 훌륭한 커리어 우먼으로 또 집에서는 최고의 엄마와 아내 노릇을 하려는 여성들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자칫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퍼 대드'(super dad)는 존재하기 어려운데 이는 자녀 양육에 대한 열정이 남성의 경우 여성들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약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직장에서 성공을 꿈꾸면서 동시에 자녀들을 열성으로 돌보려는 남성들은 실제로 주변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번 조사는 중년에 찾아오기 쉬운 우울증을 피하려는 직장 여성들이라면 수퍼 맘 신드롬으로부터 우선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는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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