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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는 몇 살?"…존댓말 벽 높다

한국문화원 한국어클래스 세종학당 학생에게 들어본 존댓말

~하시길·~님·극존칭 문화
더블 존댓말까지 겹쳐 고충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게 존댓말은 넘기 힘든 벽이다.

4일 LA한국문화원 한국어클래스인 세종학당에서 세 학생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예의와 거리

최근 2주일간 한국을 여행한 대만계 셜리 예(25)씨.

수년간 아이돌 가수 SS501의 열렬한 팬으로 웬만한 한글 회화는 쉬운 죽 먹기다. 그런 그가 만난 진짜 한국은 너무 달랐다.

극존칭을 넘어선 극 높임말의 땅이었기 때문. ~십시오 ~하시길 ~하오며 등 책에서 배우지 못한 존댓말이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해요 형 존댓말에만 익숙한 예씨는 '잔디에 들어가지 마십시오'나 '한국말 잘하시네요?' 같은 일상 존댓말에 매우 놀랐다며 "말 중간에 ~시나 ~십이 들어가면 마음이 답답하다. ~세요 나 ~네요 형이 가볍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님의 빈번함. 뭐든지 ~님을 붙이는 문화가 놀랍다는 그는 "고객.대통령.장관 등 이미 높여진 단어에 ~님까지 더하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며 "요즘엔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씨도 희님"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더블 존댓말

LA에서 태어난 피터 윤(28)씨는 '더블 존댓말'이 문제다. 예를 들어 연세.진지.말씀 등의 단어와 ~습니다 등의 서술어가 합해지는 것이 매우 어렵단다. '나'와 '저'를 구분하는 것도 힘든데 더블 존댓말까지 겹치면 문장은 흐트러진다. 윤 씨는 "며칠 전 우리집에 놀러온 아버지 친구에게 '이거 먹으세요. 연세는 몇 살이에요? 집은 어디예요?"라고 물었다며 "~요를 뒤에 붙이면 존댓말이라 배웠는데 다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어엔 생신이나 진지 같은 단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더블 존댓말이 진짜 한국어라는 인식이 생기자 윤 씨의 말은 점점 빨라진다. 빨리 말하면 자신 없는 부분을 얼버무리며 그럴싸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 "안녕히 계십시시고~ 다음에 뵐것이겠습니다."

▶안전한 '~니다'

실수에서 배운다고 하지만 멍청해보이는 것은 싫다. 중국계 스테파니 지(26)씨는 무조건 ~니다 형 존댓말만 쓴다. 3년 전 50대 남성에게 '김씨 밥 먹었었어?'라는 실수를 저지른 후부터다. ~니다 형은 변형이 거의 없어 안전하다고 한다.

지 씨는 "물론 ~해요 형이 귀여운 것은 알고 있지만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하긴 싫다"며 "'저는 학교에 갑니다. 밥을 먹습니다. 한국말을 조금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똑똑해 보이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존댓말의 장단점

존댓말은 상대방에 대한 공손함 존경의 의미 등을 드러내어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자신의 격한 감정을 보다 고성과 욕이 아닌 존댓말을 사용해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서로 반말을 하던 연인이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존댓말을 사용하여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아 그러세요"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존댓말은 체계가 복잡한 면이 있어 그 쓰임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사람마다 높임법에 대한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을 높이고자 사용한 표현이 그 사람에게는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경우가 있고 내가 맞다고 생각한 높임법이 상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심지어 불쾌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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