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강해도 면역은 별로…X염색체 하나뿐이라

남자들의 면역력이 여자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벨기에 겐트 대학교(Ghent University) 연구진은 최근 남녀 염색체가 면역 기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자들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X염색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본적으로 남자의 성 염색체는 XY이고 여성의 성 염색체는 XX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X염색체는 인간의 면역 능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X염색체가 2개 있는 여성이 X염색체가 한개뿐인 남성에 비해 면역능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강한 면역력이 두드러질 때는 X염색체 하나에 문제가 생겼을 때다. 질병 등의 원인으로 X염색체가 변이를 일으키면 남자는 이를 대체할 다른 X염색체가 없다. 반면 여성은 2개의 X염색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X염색체를 대체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독감 등의 다양한 질병에 강하며 실제 수명도 더 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학자인 돈 다이아몬드 교수는 반론을 재기했다. 수십 년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남자와 여자의 면역력에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동일한 백신을 사용해왔는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만약 남녀간의 차이가 있다면 똑같은 백신의 효과도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다이아몬드 교수는 남성들이 면역력이 약해보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여성은 태생적으로 아이를 낳는 산고를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인내심이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을 잘 참는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인내력이 약해서 아파도 티를 내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바이오에세이 저널'에 실렸다.

조원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