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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문제로 회장-부회장 심한 갈등

이 목사 "선관위가 짜여진 각본대로 떨어뜨려"
선관위 "제출한 서류에 의해 적법하게 심사"

선교단체 '바울선교회-승리기도회' 싸움 비화
임시총회 소집, 회장 불신임안 제출될지 관심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부회장 이종명 목사의 회장후보 자격 박탈 사태와 관련, '사전 각본설'과 함께 '회장과 부회장의 알력으로 빚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를 둘러싼 진실 논란이 교계 전체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뉴욕교회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회장후보로 출마한 이 목사의 서류를 심사한 결과 나이·학력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후보자격을 박탈했다. <본지 9월 16일자 a-1면, 17일자 a-2면>

이 목사는 선관위 결정이 있은 하루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콥, 신사도운동 등 이단문제로 새 회기 초창기부터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나를 떨어뜨리려고 작정해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선관위원이 특정 목사를 찾아가 나를 회장에 못 나오게 할 테니까 출마하라고 권유했다"면서 "그런 목사만 여러 명이다. 이에 대한 자료가 있다"며 선관위가 공정성을 잃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교회협 회장 김원기 목사는 "최종 결정은 제출한 서류에 의해 적법하게 심사한 후 내려졌다"며 "제출 서류 등을 처음 검토했을 때부터 자격이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주위 분들이 회장후보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사적인 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협 37년 역사상 부회장이 회장으로 입후보 못하고 떨어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사태의 파문이 교계 분열, 법정 싸움, 잇단 폭로전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나이가 더 문제"=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이유는 이 목사의 회장후보 제출 서류 중 나이·학력 문제였다.

선관위원장 대행 현영갑 목사는 15일 선관위 모임이 끝나고 "출생연도에 대한 정확한 증명과 퓰러신학교 학위가 정확하게 기재 안됐다"며 "이 중 나이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후보자격 박탈 이유를 설명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목사는 이력서의 생년월일에 53년이라고 적고 '실제나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함께 제출한 운전면허증에는 57년이다. 선관위는 이를 문제 삼아 부적격으로 결론 냈다.

그 동안 교계에서는 '이 목사가 실제나이를 속이고 행세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이 목사가 선관위에 추가로 제출한 기본증명서 등 서류에는 실제 출생연도가 53년으로 기재됐다. 이후 두 차례 이를 바꾼 기록도 있다.

이 목사는 "초등학교 때 4년간 하반신 마비로 학교에 늦게 들어가면서 고교 1학년 때 군에 가게 돼 나이를 고쳤다"면서 "증명서와 네 페이지에 달하는 사유서를 제출했는데 선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소명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관위 입장은 단호하다. 미국서 사용하는 운전면허증 나이와 무조건 같아야 한다는 것. 또 신원조회를 하는 평통위원에는 57년으로 적는 등 목회자가 이중적인 자세를 보이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선관위도 스스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목사에게 추가로 요구한 서류를 아예 검토하지도 않았다. '호적등본'을 요구했는데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국의 호적제도 폐지에 따라 2008년부터 호적등본·초본이 없어졌고 가족관계증명서(옛 호적등본), 기본증명서(옛 호적초본) 등으로 바뀌었다. 이 목사는 나이가 바뀐 기록이 있는 기본증명서를 선관위에 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나이 문제에 묻혀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지만 학위 때문에도 선관위 심사 때 꽤 시끄러웠다. 문제는 퓰러신학교 'D.Min(목회학 박사)'라고 기재한 부분. 선관위는 학위가 없는데 버젓이 '박사'라고 적었다는 것.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입학연도에 '1996년∼'를 기재했기 때문에 당연히 졸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석사와 다른 박사학위에는 입학과 졸업연도를 나란히 적었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난해에는 입학연도마저 적지 않았다는 것. 또 학위 중이면 '과정'이거나 '수료' 등을 적는 것이 상식이라는 입장이다. '리폼드대학 USA' 박사학위도 논문 없이 받았다는 것이 의심스럽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회장-부회장 갈등 심했다=이종명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노회, 총회, 신학교, 평통까지 나에 대한 조사를 샅샅이 벌여 '신상털기'를 했다"며 "떨어뜨리려고 아예 작정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설명했다.

가장 우선 꼽은 것이 이단 문제.

이 목사에 따르면 올해 초 뉴욕에 있는 한 대형교회가 신사도 운동 문제로 교계가 크게 요동칠 때 미동부이단대책위원회 주최로 이단대책 세미나가 열렸다. 이 목사는 이단대책위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이 세미나가 끝난 후 1주일 후 뉴욕교회협이 이에 반대되는 내용의 세미나를 열었다는 것.

곧 이어 선교단체 인터콥 문제가 불거졌다. 이 목사가 활동하는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총연합회(세이총)가 선교단체 인터콥이 이단성으로 상당히 우려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런데 김원기 목사는 지난 5월 '세이총은 날조된 단체'라는 요지의 글을 발표하면서 양측은 더욱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인터콥 대표로 활동하는 '최바울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며'라는 김 목사의 글도 논란이 됐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김 목사가 교회협 회장이 끝나는 10월 말에는 인터콥 뉴욕지부장을 맡겠다고 말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들 단체가 크게 반발했다.

때문에 회장과 부회장은 이단 문제로 지난 몇 개월 동안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에 앞서 회장·부회장 취임을 앞두고 부회장이 관례로 맡는 출판위원장 직을 둘러싸고 서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갈 정도로 두 사람은 크게 다퉜다.

둘째는 승리기도회와 바울선교회 간 다툼이다. '바울'과 '승리'는 뉴욕 교계를 양분하는 가장 큰 세력이다. 회장 김 목사는 바울선교회, 부회장 이 목사는 승리기도회 회원이다.

양측 모두 정치단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교계의 대부분 사람은 '두 모임이 교계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범 바울선교회'가 승리기도회와 맞서고 있다는 게 교계의 분석이다.

마지막 문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미동부위원회 결성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WCC 10차 총회를 둘러싸고 한국에서는 교단 간 시각이 확연히 달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범 바울계'가 지난 5월 교회협 실행위에서 WCC 미동부위원회 결성에 교회협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회협 실행위원회에서 위원들의 투표 끝에 부결됐다. 뉴욕목사회도 미동부준비위의 협력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원장 대행 현영갑 목사는 19일 배포한 선관위 보고서를 통해 "항간에 회장과 부회장의 갈등, 두 파벌 간의 싸움으로 야기된 편파적 결정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선관위가 누구를 죽인다는 생각으로 임하지 않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우선 회장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교회협은 19일자로 회장 입후보 재등록 공고를 냈다. 이날 접수를 받기 시작해 오는 23일까지 등록을 받는다.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다.

우선 '승리'와 '범 바울'이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양측이 교계 화합 차원에서 덕망 있는 제3후보를 추대하는 방식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시총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회협 회칙에 따르면 실행위 결의나 회원 4분의 1 이상이면 소집이 가능하다. 이번 사태에서 '이 목사가 피해자'라고 보는 측 목사와 평신도들이 임시총회를 소집해 회장 불신임 안을 제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법정 싸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교계는 보고 있다. 교계에 너무나 큰 상처를 줄 수 있고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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