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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 기자의 동네 미술관 명화산책…LA카운티미술관 '림보에 오신 예수님'

'빠져나갈 수 없는' 경제 림보…구원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LA카운티미술관(LACMA)의 아만슨 빌딩 328호에 걸려있는 '림보에 오신 예수님'(Christ in Limbo)은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주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 바로크의 거장인 알론소 카노(Alonso Cano)가 그렸다. 카노는 화려한 색채의 성화와는 달리 부드러운 색감으로 바로크다운 성화를 그려냈다. 특히 무구수태(원죄 없는 잉태)를 표현하는데 '정답'을 제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대성당을 설계하는 등 건축가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조각가로도 활동했다.

림보는 이제는 없어진 기독교적 개념이다.

림보는 지옥도 연옥도 천국도 아닌 공간이다. 이것이 생겨야할 이유는 바로 구약성서의 선지자들 때문이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영접하지 못하고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원죄로 여긴다. 구약성서의 아브라함과 같은 인물들도 훌륭한 일을 많이 했으나 세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것이 기독교 논리였다.

하지만 지옥이나 연옥에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문제로 치열한 토론을 거친 끝에 나온 주장이 림보였다. 이곳은 중립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는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하기 전 3일 동안 림보에 가서 예수 이전에 살았던 성서 위인 모두를 구원해 천국으로 인도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는 성서학적으로 림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여전히 림보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가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림보의 가장 큰 특징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경제도 언제 나아질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모두가 빠른 경기회복을 바랬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우리의 경제는 림보에 빠졌다.

많은 작가들이 림보에 오신 예수님의 형상을 그렸다. 그 중에서도 카노의 작품이 돋보이는 점은 예수에 대한 묘사다. 일반적인 성화와 같은 번쩍이는 후광이나 구원을 기다리며 무릎을 꿇고 있는 성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모르고 본다면 그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해주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많은 사람은 림보에 빠진 경제를 구해줄 예수를 기다렸다. 하지만 예수의 역할을 해야할 국제적인 경제기구들은 무력했고 미국정부는 양적완화에 대한 약속을 하지 못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오히려 무분별한 '돈 풀기'는 경제를 망칠 뿐이라며 '망할 나라는 망하게 해야 한다'고 외친다.

이제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후광을 달고 와서 우리를 구해주는 예수처럼 신적인 존재가 경제를 구해줄 순 없다. 구원을 바라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카노는 그림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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