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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10주년] "10년 전 비극 제대로 가르치자"

교육에 팔 걷어붙인 미국
팩트 위주 교재 만들기 한창

감성적으로 기념하는 법 아닌
21세기 이해 위한 필수 사건


지난 1일 낮 워싱턴DC의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 안 ‘9·11 갤러리’에는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로 북적댔다. 초등학생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았다.
“9·11이 일어났을 때 딸은 세 살, 아들은 두 살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9·11이 뭔지를 가르쳐줄 때가 됐다고 생각해 이 곳을 찾았다. 이제 9·11은 역사라고 생각한다.”
북버지니아에 산다는 주부 바바라 코맥의 말이다. 자신의 생일이 2001년 9월 11일이라고 밝힌 지아나(10)는 “9·11에 대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접한 건 처음”이라며 “믿기 어려운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9·11이 발생한 지 10년이 흘렀다. 당시 갓난아기였거나, 그 뒤 태어난 아이들이 느끼는 9·11이 어른 세대와 같을 수는 없다. 10년이 흐른 지금 미국에서 그 간격을 줄이려는 노력들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세기 비극 중 하나인 9·11을 미국 현대 역사로 교육하기 위한 작업들이다.
스미소니언협회는 지난달 3일과 4일, 뉴욕·펜타곤·펜실베이니아의 9·11 기념사업재단과 합동으로 ‘9·11, 현대 역사로 가르치기’란 제목의 컨퍼런스를 열었다. 교육부가 지원하고, 미국사 박물관·국립 9·11 기념사업재단·펜타곤 기념관 등이 주최했다. 역사학자·교육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컨퍼런스에선 유치원생~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재’ 만들기가 9·11이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논의됐다. 미국사 박물관의 제임스 가드너 선임학자는 컨퍼런스에서 “9·11의 발생과 그 후 미국 사회의 변화를 살펴 보면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면 사실(facts) 위주의 기술(記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주 정부 차원의 공교육화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뉴욕시 교육국은 지난달 9·11을 유치원생과 초중고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9·11기념사업재단과 함께 마련했다. 데니스 월콧 교육감은 9월 1일 지역 내 교사들에게 e-메일을 보내 “9·11 전후에 태어나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교사와 학부모들은 9·11의 교훈과 의미에 대해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저지주는 지난 7월 테러리즘과 9·11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미국의 안전과 시민권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커리큘럼을 공개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고교 사회과목 전문가인 쿠르트 워터스는 “테러리즘을 가르치려면 9·11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역 내 교사들과 함께 7학년·10학년·11학년 사회과목에서 테러리즘을 다루기 위한 교육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9·11 기념사업재단 교육담당자인 클리포드 채닌은 “좋든 싫든 현대사의 결정적 순간이었던 9·11은 지금의 세계를 알고, 미래의 세계를 알기 위해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필수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사회과목 개정작업을 해온 미국 내 48개 주 중 현재 20개 주가 9·11을 다루고 있으며, 15개 주는 9·11을 특정해서 다루지 않고 대신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을 가르치고 있다. 나머지 13개 주는 9·11이든, 테러든 일절 다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9·11을 다루는 주들도 신문과 방송의 뉴스를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텍사스주립대 중동센터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로즈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9·11을 가르쳐야 할 필요성에 대해 “아이들은 더 이상 교실에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들어오지 않는다. 집에서 교회에서,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며 “그런 만큼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인턴으로 활동중인 샘 바네트(노스웨스턴대 언론학과 4학년)는 “우리는 지금껏 동영상들을 통해 감성적으로 9·11을 기념하는 법을 배우는 데만 익숙했다”며 “이제는 학교 교실에서 9·11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희·김정욱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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