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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바나나' 꿈꿨지만 한인 자랑스러워"

농업무역·경제 부문 전문가
FTA·TPP 등 미 대표단 활약
"한인으로 당당하게 우뚝 서길"

세실리아 최(32)씨는 국무부 내 농업무역부서에서 미국 농산물 수출 진흥업무를 맡고 있는 무역과 경제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 최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 협약(TPP) 대표단에서도 활약했던 그다. 특히 식품안전 문제와 식물유전공학과 관련한 국익 문제는 그의 전문성 중에서도 주종목이라고.

최 외교관은 LA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의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에서 경제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런던전경대(LSE)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코코아 생산 부문에 초점을 맞춰 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뉴욕의 투자회사를 거쳐 국무부에 첫 발을 디딘 지 벌써 6년.



한미FTA를 적극 지지한다는 그는 “FTA는 양국을 더욱 밀접하게 엮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가 수 십 년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몇 년 만에 해내는 역동적인 나라입니다. 전자기기나 IT분야 등 경제성장이 그렇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이나 한류의 인기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그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한 미국대사관에 파견됐었다.

“1990년대 말 한국에 놀러 갔을 때만 해도 한국말을 못하면 사람들이 답답해 했어요. 지금은 완전히 달랐어요. 제가 한국어에 미숙하자 바로 영어로 얘기하는 국제 도시로 변해 있었거든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이민계 가정에서 자란 이민 2세로서의 경험은 다양화를 추구하는 국무부 문화에 적격이었다고 했다.

“한인처럼 이민계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자랍니다. 가정에서 이민 1세대인 부모님께 미국 문화를 알리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는 한국 문화와 가치를 소개하거든요. 그래서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이 제게는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터키로 파견됐을 때의 일이다. 당시 그는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레바논에서 미국민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밤낮 없이 비상 근무가 이어지고 있었다.

“인력도 부족했고, 직원들도 지쳐 있었어요. 돌아가면서 당직을 섰는데, 이 때 한국 문화를 활용했어요. 합리적으로 순서에 따라 무조건 당직 근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필요에 따라 근무 순서를 유동적으로 바꿨죠.”

때로는 합리와 논리보다 이해와 양보를 중시하는 한국의 동양 문화가 리더십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코리안’이란 배경에 자부심이 가득해 보이는 그는 한 때 한인이나 동양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인했었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그는 한 때 '바나나'를 꿈꿨다고 했다.

“바나나 아시죠?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얗고요. 한인이나 아시안이기 전에 그냥 철저한 미국인이 되고 싶었었죠. 친구들이 코리안 이냐고 물으면 미국인이라고 응수했었죠.”
그랬던 그가 한인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진학하면서다.

“그 전에는 저를 아시안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학에서 한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한인 정체성과 한국 문화의 소중함에 눈을 뜨게 됐어요.”

그는 후배들이 자신보다는 빨리 그 가치를 깨닫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계, 소수민족이라는 배경은 특히 국무부에서 무조건 플러스에요. 스스로를 (백인 사회에)껴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한인의 모습으로 우뚝 서세요. 한국계라는 배경은 큰 자산입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한국으로 파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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