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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땅끝의 아이들

이어령의 딸로 산다는 것, 세상의 기대가 버거웠다

땅끝의 아이들
이민아 지음
시냇가에 심은 나무


'이민아 간증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 크리스천이 아닌데도 관심을 갖는다면 대체로 저자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 터다.

알려진 대로 이씨는 '한국의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과 강인숙 건국대 명예교수의 1녀2남 중 장녀다. 1959년 출생해 78년 풍문여고를 81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이 때가 그녀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일지 모른다. 아니 졸업한 해 전도유망한 청년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유학 갔을 때까지 혹은 이듬해 장남 유진을 낳았을 때까지도 그녀는 '엄친딸' 이었을 게다. 86년 이혼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안고 잠시 귀국했을 때 그녀는 아버지가 집안 망신이라고 꾸짖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말했다. "그냥 쉬어라." 이어지는 그녀의 회고.

 "저에게는 그때까지 아버지의 집이 없었어요. 궁궐처럼 좋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누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아버지는 다 주시는데도 아버지의 사랑을 몰랐기 때문에 저에게는 그것이 내가 더 착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하는 노예의 처소에 불과했어요."(45쪽)

 반전(反轉)이다. 똑똑하고 의젓했던 장녀는 실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는 사춘기를 보냈다. 결핍된 부성애를 남편의 사랑으로 대체하고 싶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둘러 결혼했다.

 "제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나 세상에서 원하는 기대치와 달랐기 때문에 제가 다른 사람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동안에 저를 잃어버린"(195쪽) '땅끝의 아이'였다. 여기에 갑상선암 발병(92)과 둘째 아이의 장애 일시적인 시력 상실 장남 유진의 사망(2007) 등 불가해한 고통이 이어졌다.

 분노와 절망과 신음의 세월을 버틴 힘을 그녀는 기도에서 찾는다. 2009년 목사 안수를 받고 세계 각지에 있는 '땅끝의 아이들'을 보듬으러 다닌다. 그 믿음은 아버지마저 '영성의 문지방'을 넘게 했다. 신앙 고백을 넘어 강인한 인간 영혼의 울림을 주는 이 책은 출간과 함께 주간 베스트셀러 3위(YES24 집계)에 올랐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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