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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사람 He] "수퍼맨·배트맨 완전 탈바꿈한 새 시리즈 창조"

내주 '저스티스 리그' 공개
만화계 새로운 역사 펼쳐

의상·탄생 배경·가족관계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
신선하고 재미있는 스토리


만화세계 '조물주' DC코믹스 발행인
프린스턴 대학서 의대 준비하다 '변신'


말하자면 그는 '만화 세계'의 조물주다. 그의 손끝에서 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수퍼히어로들이 탄생한다. 그의 그림 한 컷 한 컷을 통해 초인적 힘으로 악을 무찌르고 세계를 구하는 이 시대의 영웅 서사가 완성된다. 만화를 통해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또 다른 은하계와 우주를 창조해낸다.

그의 이름은 짐 리. 마블 코믹스와 함께 북미 만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굴지의 출판사 DC 코믹스의 공동발행인이다. 동시에 지금도 작품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연간 매출 8억 달러 가량의 막대한 시장 규모를 유지해오고 있는 미국 만화 출판계에서 그는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1인'이다.

그런 짐 리가 이번에 큰 일을 벌였다. 만화 세상의 천지개벽에 가까운 일대 혁신이다. DC의 모든 시리즈를 처음으로 돌려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를테면 그간 수십 년을 이어져 오던 수퍼맨 배트맨 그린 랜턴 등의 시리즈물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1편부터 다시 시작되는 식이다.

"52개의 시리즈 모두에 해당되는 아주 야심 찬 프로젝트입니다. 캐릭터들의 의상도 다 바뀌고 나이나 가족 관계 탄생 배경 등에도 변화가 있을 겁니다. 더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완성되는 거죠. 보다 창조적이고 신선한 스토리 전개 또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 첫 탄으로는 모든 수퍼히어로들이 총출동 연합해 악의 무리와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가 결정됐다. 8월 31일은 완전히 새로워진 '저스티스 리그'가 공개되는 만화 역사의 새 장이 열리는 날이다. 짐 리는 발행인으로서 전 출판 과정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직접 '저스티스 리그' 그림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짐 리가 앞장서 추진한 이번 프로젝트에 만화계는 발칵 뒤집혔다. 만화 출판 산업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의 기대 또한 엄청나다. 선주문도 쇄도하고 있다.

"골수 만화 팬들은 물론 한 동안 만화책을 잊고 살아왔던 과거의 만화 팬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처음 만화에 흥미를 갖게 될 새로운 독자층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매주 발행되는 새 연재물을 디지털로도 동시 공개하기로 했다. 메이저 만화 출판 업체로서는 첫 도전이다. 이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미국의 만화 팬들은 기본적으로 지면에 인쇄된 만화책을 '수집'하는 게 취미인 사람들이다. 때문에 디지털 만화는 그들의 취향이 아니다.

거기다 디지털로는 매 화면마다 보이는 그림의 크기가 동일해지기 때문에 만화책에서 하듯 프레임의 크기를 조절해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점이 아티스트들에게도 부담과 고민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짐 리는 과감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물론 기술적인 면이나 크리에이티브적인 측면에서는 가야할 길이 멀어요. 그러니 더 향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모든 것이 디지털로 넘어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독자층도 늘릴 수 있어 만화계에도 큰 발전의 계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DC 코믹스의 발행인으로서 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아 온 자사의 수퍼히어로 캐릭터들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한복판 길거리를 걷다가도 배트맨이나 수퍼맨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그 캐릭터와 심벌들이 이미 시대의 아이콘이 됐단 뜻이겠죠. 이제 수퍼히어로물은 미국의 독특한 예술 장르의 하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초인적 힘에 관한 사람들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세상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을 투영시켜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중이 DC 코믹스의 만화를 사랑해주는 이유 아닐까요?"

짐 리(Jim Lee)는 …

1964년생. 한국 이름은 이용철이다. 다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이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랐다. 아버지를 따라 의사가 되기 위해 프린스턴대에 진학 심리학을 전공하고 병원이나 실험실에서 일하는 등 의대 진학 준비를 완벽히 마쳤지만 졸업 직전 그림 수업을 듣고 오래도록 맘 속에 간직해오기만 했던 만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80년대 후반 마블 코믹스에 입사 그리는 작품마다 만화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만화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그가 그린 '엑스멘' 1탄은 약 8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만화책으로 남았다.

이후 마블을 떠나 뜻을 함께 하는 만화인들과 이미지 코믹스 와일드 스톰 프로덕션 등을 설립해 만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1998년 와일드 스톰 프로덕션을 DC 코믹스에 매각하며 DC의 경영 일선에 합류했다. 경영은 물론 아티스트로서도 쉼없이 활약해온 짐 리는 2010년 2월 DC 코믹스의 공동 발행인 자리에 올랐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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