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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열의 즐거운 책읽기] 두근두근 내 인생

어린 부모와 늙은 아들의 동거기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저
창비 펴냄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로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단의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다. 관광단지 공사가 한창인 마을 아직 자신이 자라서 무엇이 될지 모르는 열일곱 철없는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부모가 있다.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태어난 아이 '아름'은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게 자란다. 하지만 아름에게는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누구보다 빨리 늙어버리는 병 조로증이 있다.

열일곱 소년의 마음과 부모보다 훨씬 늙은 여든의 몸을 지닌 아름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이웃의 예순살 할아버지를 유일한 친구로 삼은 아이이다. 고통과 죽음을 늘 곁에 둔 채 상대적으로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을 겪어야 하는 만큼 아름은 자연스레 인생에 대해 배우고 느낀다. 아름은 어린 부모의 만남과 연애 자신이 태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열여덟번째 생일에 부모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더이상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집안 형편을 안 아름은 자진해서 성금모금을 위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덕분에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아름은 텔레비전 출연을 계기로 '서하'라는 동갑내기 여자아이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골수암에 걸려 병원생활을 하는 비슷한 처지의 서하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그 아이와 함께하며 아름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한없이 짧은 청춘의 한순간을 맞이한다. 늘 삶을 관조하는 가운데 부모님의 이야기 속에서만 청춘을 상상해왔던 아름에게 다가온 이 설렘은 우리 모두가 겪었던 청춘의 한때가 그랬듯 풋풋하지만 찬란하게 빛난다.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탐색을 멈추지 않는 한편 자신의 비극에 거리를 두고 유머러스하게 삶에 대처해나가는 아름은 근래의 어떤 소설에 견주어봐도 좋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인상적인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아름의 말과 행동 아름의 문장 들은 때로는 포복절도할 웃음과 기분 좋은 미소를 때로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 슬픔을 가져다 준다. 작가 김애란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청춘 그리고 인생을 특유의 생기발랄한 문장과 반짝이는 통찰로 그려낸다. 자못 권위있는 충고 따위가 아니라 동세대 작가가 극대화된 소설미학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 이야기야말로 우리시대에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는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알라딘 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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