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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신사' 훌훌…예배가 시원해졌다

패서디나 소재 '드림교회'
'시원한 영적 휴가 누리자'
6년째 복장 자율 새 전통

"주일에 반드시 양복만 고집할 필요 있나요?"

14일 오전 패서디나의 한 한인교회앞. 예배 전 정문을 들어서는 교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가볍다. 서로 안부인사와 반갑게 덕담을 건내는 표정은 여느 한인교회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한가지 뭔가 빠진 듯 하다. 한인교회라면 어디서나 목격되는 '암묵적인' 복장 규정이 보이지 않는다.

갑갑한 '넥타이 부대'도 더워보이는 '양복 신사'도 없다. 여성 교인들의 옷에서도 답답한 무채색 계열은 찾을 수 없다. 마치 전 교인이 입을 맞춘 듯 복장은 짧고 가볍고 화사했다.

33년 역사를 가진 '드림교회(전 글렌데일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이성현)'가 복장 일탈로 형식의 틀도 함께 벗어던졌다.

2006년부터 6년째 이 교회는 8월 2째 주일을 '하와이안 데이'로 지키고 있다. 시원한 복장으로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날이다.

이날 교인들은 마치 열대지방으로 휴가온 여행객처럼 차려입었다. 남성들은 꽃무늬 반팔 티셔츠를 입었고 여성 교인들은 머리에 꽃도 꽂았다.

이성현(53) 담임목사는 "하루만이라도 옷차림처럼 '시원한 예배'를 드리자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세상에서 벗어난 주일에 시원한 영적 휴가를 누리자는 뜻도 있다"고 밝혔다.

복장 자율 주일은 이 교회와 주류교회의 통합으로 탄생한 '아름다운 전통'이기도 하다.

감리교회인 드림교회는 지난 2006년 글렌데일에서 현재 패서디나 예배당으로 이전했다.

당시 이 예배당을 쓰고 있던 주류교회는 교인수가 20여명에 불과해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고 드림교회는 기존 예배당을 넓혀야 할 상황이었다. 교단측에서 양 교회를 연결해 상생의 길을 주선했던 것.

선한 연합에는 희생이 뒤따랐다. 예배당은 시설이 낡아 에어컨이 없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석조건물은 보기에는 웅장했지만 한 여름 낮에는 찜질방을 방불케할 정도로 내부가 더워졌다.

그해 여름 에어컨 공사를 마칠 때까지 교인들의 더위를 식혀줄 목적에서 시작한 것이 하와이언 데이였다.

이 목사는 "단정한 복장이 예배의 원칙이지만 예배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일년에 한번 옷이라는 율법에 갇혀 진정한 크리스천의 의무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교인들 스스로 자문해보는 계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 글렌데일연합감리교회로 출발한 드림교회는 이전 7년째를 맞은 올해초 그간의 사역방향의 틀도 벗었다. 앞으로 7년간 교회의 운영을 '빛(LIGHT)'으로 정했다. 커뮤니티를 사랑(Love)하고 초대(Invite)하고 키우고(Grow) 치유(Heal)하며 변화(Transform)시킨다는 5대 원칙의 앞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 목사는 이날 설교를 통해 "크리스천은 맹목적인 복종이 아니라 자유로운 순종으로 생활해야 한다"면서 "율법대로 사는 신앙생활이 오히려 가장 비신앙적일 수 있다"고 권면했다.

글.사진 =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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