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바보 추기경' 뉴저지 온다

미동북부 사제협의회, 김수환 추기경 선종 2주기 맞아 연극 ‘바보…’ 초청
종교·사회의 큰어른으로서 일대기 그려…내달 17·18일 펠리시안칼리지


사경을 헤매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앞둔 추기경을 인터뷰하기 위해 신문기자가 병실을 찾는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로 돌아간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장사꾼을 꿈꾸는 7살 어린이 수환.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 수환이 신부가 되기를 서원한다.

장면 박사를 만나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일본 상지대에서 공부하면서 학도병 통지서를 받고 괴로워한다. 일본강점기로 쓰라린 고통을 받는 동족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실에 힘들어한다.

무대 장면이 바뀐다. 태평양 전쟁 중 그가 탄 잠수함이 위기에 처하자 죽음을 결심한다. 그 순간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고 깨달음을 얻으며 크게 성숙한다.



사제서품을 받고 성의여상 교장을 맡고 있으면서 어려운 학생들을 성심껏 돕는다. 갑자기 유학을 통보 받는다. 순명 하는 그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다가 온다. 시간이 흘러 추기경으로 임명 된다. 박정희 대통령과 면담, 지학순 주교의 석방을 요구한다.

추기경이 서거하면서 각막을 기증 받은 이들이 조문하러 온다. 이 때 조문객 사이로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몸짓으로 춤추는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일대기를 그린 연극 '바보 추기경'의 주요 장면과 줄거리이다. 이 연극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신부가 되고, 추기경까지 오르면서 겪은 종교적 고뇌 등을 담았다. 또 한국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의 발자취, 죽음을 맞으면서 안구 기증을 통해 일깨운 나눔의 가치를 그렸다.

선종 2주기를 맞아 연극으로 '부활'한 '바보 추기경'이 뉴저지 무대에 오른다. 한국 가톨릭문화재단 IMD가 제작해 한국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끝마치고 미국을 찾았다.

오는 9월 17·18일 뉴저지 펠리시안칼리지 브레슬린시어터에서 3차례 공연이 열린다. 로다이에 있는 이 대학은 지난해부터 미동북부 성령대회가 열려 한인 천주교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다.

◆연극으로 '부활'=남보다 높아지길 원하고 성공을 바라는 현대인에게 다른 '사람의 밥이 되는 인생을 살라'고 강조했던 추기경. 남을 탓하기보다는 '내 탓이요'를 부르짖은 추기경.

"있는 그대로 인간으로서 제가 잘났으면 뭐 그리 잘났고, 크면 얼마나 크며,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

김 추기경이 남긴 '바보' 의미는 무엇인가. 하느님의 독생자로 하늘의 권세를 모두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진정한 바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기 위해 일평생 노력하고 기도한 '바보' 김 추기경의 일생이 연극으로 돌아왔다.

미동북부사제협의회장 백운택 신부는 "추기경님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분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했다”며 “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저지 공연에 앞서 LA에서 10·11일 두 차례 공연이 열린다. 버지니아에서는 오는 23·24일 무대가 마련됐다.

◆"그리스도를 따르라"=김 추기경에 대한 추모 열풍이 거센 가운데 추기경과 관련된 작품이 쏟아지면서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바보 추기경'은 정통성을 검증 받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연극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 평화방송·평화신문이 공동 기획했다.

특히 가톨릭문화재단 IMD는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 기념 가톨릭 창작 뮤지컬 ‘이마고데이’, ‘사제의 해’ 기념 가톨릭 창작 연극 ‘마음을 주었습니다’ 등을 제작해 교계로부터 인정을 받은 단체다. 이번 무대에서 김 추기경 역할은 연극 '욕망이라는 전차', 영화 '장화홍련' 등에 출연한 우기홍씨가 맡는다.

‘바보 추기경’은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다. 관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하느님을 바라며 일평생 기도에 힘쓴 구도자로서의 김 추기경의 삶을 다루고 있다.

추기경은 늘 강조했다. "나를 닮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게 해주십시오." 김 추기경은 평소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자신을 닮지 말고 그리스도를 따르라고 당부한다. 연극을 통해 또 한 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공연 일자: 9월 17일(토) 오후 8시, 18일(일) 오후 3·8시

▶장소: 펠리시안칼리지 브레슬린시어터(262 South Main St., Lodi, NJ)

▶티켓: 60·30달러

▶문의: 845-947-1504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