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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전 주차장서 '불경' 봉사원 '힘겨운 사역'

욕설에 역주행·2중주차도
주차봉사팀 "타인 배려를"

"주차는 예배의 시작입니다."

주일날 중형 규모 이상의 한인교회에 가면 가장 먼저 대면하는 교회 봉사자들이 있다. 차량통행을 돕는 주차봉사자들이다. 그 교회에 처음 나가는 교인에게 이들은 '교회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10개 대형 한인교회를 조사한 결과 매주 주일 평균 27명의 봉사자들이 5시간을 교회 주차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차봉사팀은 교회 내에서 주방 청소팀과 함께 '3D 사역'으로 불릴 만큼 봉사 환경이 열악하다.

먼저 궂은 날씨와 싸워야 한다. 한 교회 주차팀장은 "특히 한여름에는 뙤약볕에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까지 겹쳐 속옷까지 다 젖기 일쑤"라며 "또 겨울에 비가 오면 꼼짝없이 맞을 수 밖에 없다. 희생정신 없이 하기 힘든 봉사"라고 어려움을 말했다.

힘들지만 날씨 때문에 그만두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봉사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사람'이다.

주차팀장이나 담당 목회자들은 "주차장에서 교인들 때문에 시험에 들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꼽은 '꼴불견 교인'을 나열했더니 교회에 오는 교인들의 행동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욕하는 교인' '역주행하는 교인' '옆 차 긁고도 모른 척 사라지는 교인' '삐딱한 주차로 옆자리까지 차지하는 교인' '자리 없다는 데도 생길 때까지 본당 근처만 맴도는 교인' '이중주차하고도 차 열쇠 가져가는 교인' '주차위반 딱지 받았다고 봉사팀에 화풀이 하는 교인' '멀쩡한 데 장애인 주차증 걸고 핸디캡 전용에 주차하는 교인' '공손하지 못한 영어권 2세들' 등이다.

한 봉사팀장은 "교회 집회에 왔던 한인 단체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새 신자 전용 주차장에 차를 못 대게 했더니 'XX 이 교회 못 오겠네'하며 욕설을 하더라"면서 "터져나오는 화를 삭이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스트레스가 곳곳에 널린 환경이다 보니 주차팀은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모자라는 인원을 충원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필수다.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는 차량부 봉사자들에 한해 대형버스 운전자격증인 클래스 B 라이선스 과정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봉사와 직업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베델한인교회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새로 임명된 안수집사나 장로는 1년간 반드시 주차팀에서 봉사하도록 의무화했다. 낮아지고 겸손해 져야하는 직분의 무거움을 주차팀에서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 훈련이다.

주차봉사팀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하나같이 똑같았다. "제발 규칙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에브리데이교회 박기성 부목사는 "교회의 예배는 주차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예배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정구현.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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