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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가슴을 뜨겁게 하는 소식들

정정인 / '순수문학' 수필 등단

'패에앵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고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한다. '요나 킴'이 금메달이라고 전하고 '맹박 리' 대통령이 방문했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월드컵 경기가 '소울'에서 APAC 정상회담이 '푸싸안'에서 열렸다고 '투다운젠 일레븐'에는 '대이구'에서 월드 마라톤 경기가 열린다고도 전했다.

'샘성' '현대이 소나다' '키아 옵리마' 하여간 본명은 몽땅 실종 됐지만 고국에 대한 굵직한 일들이 미국 메인 방속국들의 뉴스에 포함되어 전해질 때마다 한국 동포들은 자긍심의 키가 한껏 높아진다. 방송 전파를 타고 번쩍이는 고국의 물품들은 타국 무게에 주눅 든 정신을 가슴에서 부터 펴주기도 한다.

2011년 한국시간 7월 7일에 확정 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뉴스에 가슴이 또 한 번 뭉클했다. 동포들을 인터뷰한 방송을 들으니 모두의 마음이 동일했던 듯하다.



타국에 사는 나는 고국의 자랑스러운 소식을 들을 때면 탄성보다 눈물이 먼저 터진다. 내가 떠나오던 1986년도 만 해도 여행 자율화를 시킬 수 없었던 마음 아픈 나라였다.

경제 상 국민들의 자유 삶을 구속할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미국에 가는 것이 우주여행쯤으로 여겨져 일개 소대 분량의 전송객을 김포공항에 세워 놓고 오래도록 촌스럽게 손을 흔들고 떠나 왔었다.

더구나 삼 사십년 전에 이민 온 사람들은 느끼는 감격의 중량이 더 한 것 같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많이 운다.

고국의 성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암울에 지배 되었던 내면 속의 조국이 기쁨과 엉기며 회한 같은 눈물을 낳아버리는 것이다.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반드시 손수건을 내밀게 된다.

이민자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사는 한국의 모든 어르신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나라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런 눈시울들이 겹쳐지는 것은 마지막 물갈이를 하며 섧은 그 시대가 함께 지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이민의 삶이 만든 감성의 늙음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그런 애련이 깔려 있음인지 고국의 국제행사 마다 성공을 졸이는 마음은 고산을 맨발로 오르는 심정이다. 그러나 그런 괜한 걱정 아니어도 실상 한국은 모든 일을 잘 한다. 무엇이든지 맡겨졌다 하면 책임 수행에 완벽을 꿈꾸며 온 국민이 사력을 다하는 나라가 한국일 것이다.

88년도 올림픽을 어느 나라보다도 훌륭하게 수행해 냈고 나름의 흑자도 내었다. 월드컵도 화려하면서도 깔끔하게 치러냈다.

지난 5월의 국제 육상경기도 상큼하게 해냈다. 무엇이든 잘해야 성에 차고 또 잘 해낸다. 아무거든 유행이 열병처럼 잘 번지는 나라도 한국이다.

자존심이 강해서다. 남에게 지고는 못살아서다. 그런 현상들은 인본이 곧고 순수 정직해서 아닐까 싶다. 하얀 옷을 빳빳이 풀 먹여 입기를 즐겨하는 선 곧은 성정이 한민족의 기본 틀이었다.

난세가 조성한 혼란 야기의 원인들을 신속하게 깨닫고 눈부신 현대로 회복시킨 것도 한민족 속에 있는 빛 강한 그 색채 때문 아닌가 싶다. 긴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 IMF의 난관까지 가세한 난국들을 딛고 반세기 만에 세계적 스포츠 경기를 분야마다 모두 유치한 독특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더구나 두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십년을 와신상담 하며 끝내 성취를 끌어낸 평창 동계 올림픽은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스포츠맨 정신을 세계에 보여주었지 싶다.

실상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전하는 뉴스 거의가 두 번의 실패를 덧붙여 소개했다. 실패 앞에 포기하지 않는 용기 인류 삶에 그보다 필요하고 아름다운 용어가 또 있을까 싶다.

생활이 노곤해질 만하면 하나씩 들려오는 화려한 폭죽 같은 고국의 소식 정말 시야 훤해지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이번 행사도 세계가 한국인의 우아한 저력을 재삼 인지하도록 잘 해내야 만 한다. 타국에서 나마 동포들도 당연히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함께 하리라 생각한다.

동계올림픽인 만큼 일기가 도와주어 멋진 행사가 되기를 능력 없는 나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기도라도 할 것이다.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 평창 이제부터 정말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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