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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백남준' 꿈꾸는 미디어 아티스트 남혜연 씨

"외롭고 고통스런 작품 통해 밝은 세상 꿈꾼다"
대학 교수 박차고 조지아텍 입학
19일 브라질 아트페스티벌 전시회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있는 조지아텍의 한 연구실. 잡동사니가 발디딜틈 없이 꽉 찬 연구실 컴퓨터 위에, 자동인식 카메라와 터미네이터를 연상케하는 '로봇 손'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기자가 웃는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자, 로봇 손도 반갑게 손을 흔든다. 이 작품의 제목은 '플리즈 스마일'. 오는 19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파일 페스티벌'에 초대돼 전시를 앞두고 있다. 작품을 만든 주인공은 '제2의 백남준'을 꿈꾸는 미디어 아티스트 남혜연씨다.

이 작품에 대해 남씨는 "비록 무섭게 생겼지만, 우리가 반갑게 대하면 이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 시대의 비뚤어진 시선을 꼬집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중들에게 있어 '미디어아트'는 다소 생소하다. 미학자 진중권 씨에 따르면, 미디어아트는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미학을 구성한다. 비디오, 사운드, 로봇,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하는 '예술의 최전선'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좋은 예이다.

유학생활의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남혜연의 작품에는 유난히 '차이와 다름'에 대한 생각이 가득 담겨있다. 유리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 눈이 없는 48개의 석고상 얼굴들을 표현한 작품 '질식(Suffocation)', 9개의 눈이 관객을 따라다니는 작품 '시선(Gaze)'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인데,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나는 괴로운데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스쿨 졸업 후 뉴욕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 조교수를 역임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직접 작품속을 들어가는 파격적인 시도로 평단의 주목을 주목받는다. 뉴욕 한복판에서 찍은 작품 '원더랜드'는 스스로를 혼자서만 앞으로 걷는 '이상한' 존재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뉴욕을 비롯해 런던, 베를린 등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또다른 작품 '자화상'에서는 바닥이 뚫린 컵으로 주스를 따라 마시거나, 스키같은 부츠를 신고 뉴욕의 지하철과 거리를 거닐기도 한다. 대부분의 작품속에는 남씨 자신 속에 내재된 외로움, 갈등, 고민 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최근 들어 그의 작품은 유쾌해졌다. 남성과 여성의 혀에 장치를 부착, 혀의 세기와 움직임에 따라 컴퓨터 화면속 '볼링'게임을 즐기는 키스 컨트롤러, 키스를 통해 음악을 연주하는 '텅 뮤직' 등이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 몇몇 작품은 특허를 신청해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남혜연 작가는 "그냥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외롭고 힘든 것의 해결법은 결국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안정된 교수 자리를 버린 남씨는 현재 조지아 텍에서 미디어아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작품을 연출하는데 기술적인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며 "(교수직을 버린 것이) 후회되지만 더 큰 후회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그가 꿈꾸는 것은 '밝은 세상'이다. 누가 봐도 쉽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품만 고집하는 것도 보는 이와의 소통을 위해서다. 그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 작품을 통해서 재미를 느끼고 아픔을 공감하는 것 만으로도 외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 2의 백남준을 꿈꾸냐고 묻자 고개부터 흔든다. "한참 부족하다. 이제서야 그분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여느 작가와는 달리 즐거운 수다쟁이였다. ▶남혜연 홈페이지 : www.hynam.org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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