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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용암 뒤덮은 곳에 자리잡은 얼음층

엘 멀파이스 내셔널 모뉴먼트

100도를 넘나드는 불볕 더위가 오랜만에 기승을 부리니 "입맛을 잃었다""잠들을 제대로 못 자겠다" 등 법석을 떨면서 야단이다.

이곳은 불과 얼음이 서로 상극인데도 한자리에서 공존하는 묘한 인연의 준 국립공원(모뉴먼트)이다.

땅속에서 뜨거운 김이나 온천수 또는 화산이 터져 용암이 흘러나온다는 말은 흔히 들어 알고 있지만 땅속에서 그것도 한여름에 얼음이 얼고 있다면 그리 쉽게 믿겠는가.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에는 얼음 동굴 옆에 가서 돗자리나 깔고 누어 시원한 맥주나 수박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하는 언감생심의 피서방법이 생각이 난다. 아이스 케이브 바로 옆에는 화산이 터져 주위가 온통 시커먼 용암이 뒤덮은 자리에 100도를 훌쩍 넘는 온도인데도 20~30층 깊이의 얼음이 얼고 있다는 사실에는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데라 크레이터와 얼음이 얼고 있는 아이스 박스는 뉴멕시코주에 있는 엘 멀파이스(El Malpais) 준국립공원 안에서도 서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곳에 얼음이 얼기 시작한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3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얼음이 얼기 훨씬 오래전인 1만년 전에는 이 근방에 흡사 팥죽 끓듯 29군데에서 화산이 터져 온 천지에 용암이 자그마치 23마일이나 흘러 시커멓게 굳어버렸다.

용암이 굳은 것을 라바(Lava)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살던 아나사지 인디언들은 잔구멍들이 수없이 많고 뾰족 뾰족 날카롭고 시커먼 라바를 가리켜 '마귀의 피'라고 불렀는데 아이스 케이브도 이 라바 안에 있다.

옛날에는 이곳을 내추럴 얼음 동굴이라고 불렀는데 얼음이 결빙되는 원인은 웅덩이 속에서 아주 찬 공기가 나오면서 주위 2바위벽이 항상 30도를 보호해 주기 때문이라 한다. 75개의 나무 계단을 밟고 밑으로 내려가면 그리 크지않은 웅덩이에 얼음이 깔려 있는데 밖의 온도에 비해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져 섬뜩하도록 차가운 감각을 느낄 수 있다. 1930년도 경에는 동굴앞에 식당과 술집이 있었는데 맥주를 아이스 동굴 안에 뒀다가 팔았다는데 한여름에 얼마나 시원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톱으로 얼음을 썰어서 운반해 가기도 했는데 1946년 캔델라이아라는 사람이 이 지역 땅주인이 되면서 중지했다.

지금도 입구인 올드타운 트레이딩 포스트에 들어가서 1인당 9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오른쪽으로는 화산이 터졌던 반데라 크레이터로 왼쪽으로는 아이스 박스로 가게 되는데 양쪽 다 0.5마일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반데라 크레이터는 지름이 1400피트이고 깊이가 800피트나 푹 파인 분화구인데 이곳 지역이 8367피트나 되는 평지보다는 높은 지역이라 그런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다시 2마일 정도 더 내려가면 석회암의 높은 절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일몰 후에는 안전 문제로 폐쇄한다.

다시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라 벤타나라는 천연 아치가 있고 그 아래로는 아주 좁은 도로를 지나 약 7마일을 더 내려가면 세보야 캐년(Cebolla Canyon)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현대 양옥집 같은 인디언들의 상용글자와 그 건너편으로는 라바 폭포를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10만 에이커 넓이의 엘멀페이스 안에 있는데 뉴멕시코주의 40번 프리웨이에서 출구 번호 81번과 85번에서 내리면 된다.

▶문의: 방문자 센터 (888) 423-2283 아이스케이브 (505) 783-4303

여행 등산 전문가 김평식 (323) 73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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