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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공원·뮤지엄까지 아이와 함께 즐기는 뉴욕

여름방학 스테이케이션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는 여름방학이다. 긴 여름, 먼 곳으로 여행도 좋지만, 경비가 부담스럽다. 등잔 밑이 어둡다. 먼 길, 고생 길을 떠나는 것보다, 뉴욕에 머물면서 자녀들과 알 찬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실속있는 휴가 계획이다.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뉴욕을 찾아오지 않는가. 뉴욕에 스테이케이션(Staycation=Stay+Vacation)하면서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구경거리, 놀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영화관 말고도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구경거리가 널려있다. 화가나 음악가, 또는 건축가를 꿈꾸는 자녀가 있다면 뉴욕처럼 좋은 학습장이 있을까? 뉴욕은 곳곳에서 영감을 주는 보물섬이다. 여름방학 자녀와 함께 가볼만한 곳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 건축의 멋

뉴욕의 역사는 짧아도, 다양한 건축의 향연이다. 로어맨해튼에서 할렘까지 맨해튼 곳곳을 걸어다니면서 빌딩과 랜드마크에 주목해보라. 건물의 배경과 건축의 미학을 조사한 후 자녀와 함께 워킹투어를 떠나보자. 자녀가 미래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랜드센트럴=뉴욕의 대중앙역, 그랜드센트럴은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지나치기 쉬운 빌딩이다. 보자르 양식의 웅장한 건축미를 꼼꼼히 구경하려면 기차역 로비 중앙의 4각 시계에서 출발해 남북의 계단 수를 세보고, ‘오이스터 바’ 앞의 휘스퍼갤러리에서 대화해 본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피셔 킹’에서 윌리엄스가 댄스를 추는 장면이 나온다. 먹거리도 많다. 마이클 조단 스테이크 하우스, 오이스터 바, 리틀 파이 컴퍼니, 주니어스 치즈 케이크, 파이낸시어 패이스트리 추천. 1층의 마켓엔 뉴욕 최고의 치즈숍 ‘머레이즈’가 있다. grandcentralterminal.com/info/walkingtour.cfm.(42스트릿@렉싱턴 애브뉴)

▶브루클린브리지=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브루클린 브리지 걷기는 관광객들에게도 필수가 됐다. 독일인 이민자 존 오거스터스 로블링이 시작, 아들 워싱턴, 며느리 에밀리로 이어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한편의 드라마다. 너무 덥지 않는 늦은 오후 즈음 브루클린에서 맨해튼 방향으로 걸어보자. A나 C 트레인을 타고 브루클린 하이스트릿(High St.)에서 하차. 로어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일품인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를 산책한 후, 김치 핫도그를 파는 ‘더 랜딩(The Landing)이나 그리말디 피자리아에서 요기를 하는 것도 좋다. 인근 워터스트릿의 자크토레 초컬릿숍과 브루클린 아이스크림팩토리에서 디저트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SB)=한인 타운 인근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아르데코 건축 양식의 백미다. 1931년부터 40년간 세계 최고의 빌딩의 위치에 있었던 ESB가 뉴욕 아르데코(Art Deco)의 왕이라면, 크라이슬러 빌딩은 왕비다.

이집트의 미술에 독일의 표현주의, 피카소의 큐비즘, 페르낭 레제의 기계미학에서 영향을 받아 동심원과 지그재그 등 기하학적 문양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망대까지 오르지 않아도 로비의 엘리베이터와 빌딩 모형, 로고에서 아르데코의 전형을 볼 수 있다. 또한, GM과 크라이슬러, 두 자동차 회사의 경쟁심으로 출발한 고층 빌딩 건축 경쟁 야사와 매일 바뀌는 조명의 비밀도 흥미롭다. 이달 26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올스타 팀의 레드불 아레나 경기 때는 남북에 화이트/블루/그린, 동서에 맨유의 상징색인 레드/레드/레드 조명이 켜질 예정이다. esbnyc.com.

▶하이라인파크=고가철도를 개조한 하이라인 파크는 폐기와 신축을 맹신하는 개발업자들의 야심에 쐐기를 박은 모델 케이스다. 폐기 직전의 철도가 어떻게 되살아났는가, 철도 위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는 인생의 한 교훈이다. 선데크에 곳곳의 벤치도 있고, 누울 수 있는 잔디와 피크닉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다. 허드슨강의 해지는 광경도 볼만 하다. thehighline.org.

◆ 한국미술의 향기

‘다민족의 용광로’ 뉴욕에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주류 문화 속에서 빛나는 한인들의 예술정신이다. 올 여름 뉴욕의 간판 뮤지엄에서 한인 미술가들과 한국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 놓치지 말아야할 전시들이다.

▶분청사기 특별전=메트로폴리탄뮤지엄 내 한국실에선 지난 4월부터 조선시대 서민들의 해학성이 담긴 분청사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대여해온 보물급 6점을 비롯 70여점의 분청이 소개된다. 뉴욕타임스는 조선 분청에서 피카소와 클레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고려청자, 조선백자와 다른 분청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라. 전시는 8월 14일까지. metmuseum.org.

▶이우환 회고전=한국의 고미술만 뉴욕 미술계의 화제는 아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나선형 건축이 자랑거리이기도 한 구겐하임뮤지엄에선 지난 달 24일부터 이우환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 ‘이우환: 무한의 제시(Lee Ufan: Marking Infinity)’ 이 열리고 있다. 그의 드로잉, 회화, 조각 및 설치작 90여점을 망라한 이 특별전에선 자녀에게 그림이란 물체의 복사가 아니라 사고의 확장임을 느끼게 하라. 그림 앞에 멈추어서 여백이 주는 감동을 맛보게 하라. 전시는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www.guggenheim.org.

◆ 신나는 놀거리
▶브라이언트파크=
미드타운의 오아시스’로 불리우는 브라이언트파크에는 회전목마가 돌아간다. 이 카루셀은 프랑스 산으로 한번 타는데 2달러.

한여름 월요일 밤엔 할리우드 영화를 상영한다. 자녀가 어리다면, 영화상영으로 혼잡해지기 쉬운 월요일 오후를 피하는 것이 좋다.

춤과 노래를 즐기는 자녀가 있다면, 목요일 오후 12시 30분부터 열리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샘플 공연을 추천한다. ‘팬텀오브오페라’‘빌리 엘리엇 등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4∼5편 중 하이라이트를 맛볼 수 있다. 8월 11일까지. bryantpark.org.

▶코니아일랜드 놀이공원=6월 말엔 머메이드 퍼레이드, 7월 4일엔 핫도그 먹기대회로 시끌벅적한 코니아일랜드 비치. 지하철로 갈 수 있는 해변이라 인파가 몰린다. 코니아일랜드에선 해수욕과 선탠도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 ‘디노스 원더 휠 파크’와 ‘루나파크’가 있다. 관람차 ‘원더휠’과 롤러코스터 ‘사이클론’ 외에도 최근 새로운 더 재미난 탈거리 ‘프리폴(Freefall)’과 ‘리오그란데 트레인’ 등이 데뷔했다. coneyisland.com.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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