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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찔레꽃에서 은은한 향기…그 모습이 바로 나"

2007년 첫 미주공연 감흥 남아
이번에도 열광의 무대 기대

엔터테인먼트계에서 젊음은 생명과 같다. 특별히 한국의 쇼 비즈니스계에서는 나이가 든다는 것을 추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민감하다. 그런데 단 한사람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가수가 있다. 장사익(61). 그는 희한하게 나이가 들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 45세에 데뷔했으니 16년을 무대에 서 왔는데 여전히 공연마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다. 이 대단한 노장이 LA에 온다. 오는 8월9일 열리는 중앙일보 봉사단체 '해피 빌리지'의 창설 기념 공연을 위해서다. '20대 빅뱅이 부럽지 않다' 는 장사익.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비온 후 맑아진 마음으로 서울 집 거실에서 차 한잔 마시고 있다는 그와 이야기를 나눈다.

- LA 팬들의 기대가 대단합니다.

저도 무척이나 가슴이 설렙니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첫 순회 공연을 했는데 한인들이 얼마나 환영을 해 주셨든지 아직도 그 감흥이 남아 있지지요. 이번 공연도 분명 그때 이상의 감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젊은이 팬이 많습니다.



그런가요? 참 다행이고 영광이지요. 지난 2009년 뉴욕에서 월드 뮤직 인스티튜트라는 곳에서 초청해 공연한 적이 있는데 한 지인이 틴에이저 아들들을 데리고 오면서 약속 했대요. 예의상 공연 참석은 해야 하니 마음에 안들면 인터미션에 가도 된다고요. 제 노래 정서상 젊은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는 군요. 그런데 1부가 끝나고도 아이들이 갈 생각을 안 하더라는군요. 오히려 자기들보다 더 열렬히 박수치고 하면서. 끝까지 공연을 즐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참 기뻤습니다. 가사도 알아듣지 못하면서 그저 음 만으로 노래에 빠졌다는 것이니 가수로서 최고의 기쁨이예요.

- 그 힘이 뭘까요?

아마도 사람들이 제 노래를 좋아하신다면 마음일 겁니다. 특별히 라이브 공연장에서는 청중들이 금방 그 가수가 어떤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알잖아요. 가수가 마음을 담아 노래하면 가사를 몰라도 그냥 좋습니다. 좋은 사람과 앉아서 밥 먹으면 반찬이 없어도 밥이 꿀맛이고 밤새워 이야기 나눠도 피곤하지 않은 것이 다 뭐겠습니까?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거든요. 제가 꽃구경이라는 노래를 하면 청중들 가운데 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 아들이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속에 내려놓기 위해 가는 길에 노모는 아들이 돌아오는 길에 길 잃을까 걱정돼 솔잎을 따 계속 땅에 뿌린다는 내용이거든요. 어머니는 자식이 자기를 버리러 가는 걸 알면서도 자식 걱정을 하는 거예요. 저도 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불효막심한 저를 탄식하며 노래하면 그 마음을 청중이 함께 느끼는 거지요.

- '찔레꽃'에선 울기도 하신다고요?

이 노래야 말로 저를 오늘날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곡입니다. 이 노래를 만들었을 때 저는 삶의 맨 밑바닥에 있을 때 였습니다. 내려갈래도 더이상 내려갈 수가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 졌을 때 였는데 우연히 장미꽃 속에 피어있는 찔레꽃을 보게 됐습니다. 어디에선가 향기가 나오길래 저는 당연히 장미꽃에서 나오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장미 뒤에 숨어 있는 듯 마는 듯 피어있는 찔레꽃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오는데 그 모습이 바로 볼품없는 저 같았어요. 그 자리에서 한바탕 울고 와 시를 쓰고 가락을 붙여 만들어 낸 곡이 바로 찔레꽃입니다.

- 창법은 아무도 흉내낼 수 없습니다.

제 아버님은 농사를 지었지만 마을의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장구를 치셨어요. 저도 그 장구 소리가 좋아 국악에 빠졌고 창도 배웠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이것 저것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직업을 바꾸다 결국 태평소를 배워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함께 다니며 태평소를 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국악을 통해 익힌 배에서 나오는 소리가 저 만의 특별한 창법이겠지요. 서양의 창법은 가슴 흉부에서 소리가 나오거든요.

어떤 기자 분이 저에게 온 몸으로 노래한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지 노래하다 보면 발에서 쥐도 나고 손도 저려요. 다 부르고 나면 어질어질 빈혈기도 느껴지는 것을 보면 배에서만 음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서 음이 나오고 있는 듯 합니다.

- 이번 공연에선 어떤 노래를?

제 대표곡들을 모두 불러드려야지요. 먼 곳까지 와 여러분을 만났는데. 특별히 이번 공연은 중앙일보의 자원봉사 기관을 위한 무대라 더욱 제 마음을 잡는군요. 모든 스케줄 제쳐놓고 선뜻 승낙한 것도 이 공연의 의의가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그런 만큼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고 다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중앙일보 해피 빌리지 공연 정보

▶ 8월9일 (화) 오후 8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 출연진: 장사익, 오주영(바이올린), 알핀 홍(피아노), 지휘 진정우

▶ 입장료: 80달러(VIP), 60달러(매진), 45달러(A석) 30달러(B석)

▶ 예매 및 문의: (213)368-2607 www.myhappyvillage.org / ticketmaster.com

(323)735-7374 세종문고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3층 )

유이나 문화전문기자 yen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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