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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일기] 고유 언어로 정체성 찾는 나바호족

9일 오후 8시. 뉴멕시코주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인근 도시인 갤럽(Gallup). 북적대는 나바호 사람들 사이로 아이팟을 꼽고 랩 가사를 흥얼대는 한 청년에게 나바호어 인사말을 물었다. “야에엣떼(안녕하세요)”.

대화는 10여 분간 영어로 진행됐다. 나바호족 청년 마리오 바히(18)는 "인사말과 일부 단어 외에는 나바호어를 잘 모른다. 나는 힙합 음악을 즐겨 듣고 NBA 농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여느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나바호의 기성 세대는 나바호어를 잊어가는 그들의 다음 세대를 항상 걱정한다. 나바호족에게 언어 계승은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만난 나바호 원주민 레이몬드 킹(63)씨는 “우리의 정체성은 자연 속에 있다”고 말했다. <7월14일자 A-27면>

뜨거운 태양 아래 황량한 벌판, 붉은 바위산 등의 척박한 환경이 그가 말하는 ‘자연’이다. 나바호족은 자연에 인격성이 부여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들의 언어 역시 오랜 기간 자연 속에서 형성됐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물이 흐르는 소리, 흙이 날리는 모습 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 나바호 언어다. 그들의 언어는 나바호족 정체성의 본질인 셈이다. 킹씨를 비롯한 나바호의 성인들은 젊은이들에게 될수록 나바호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킹씨도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문명에 익숙해지면서 나바호의 정체성(언어)이 자꾸만 퇴색되기 때문이다. 황량한 외부와 달리 킹씨의 판잣집 내부에도 TV와 냉장고, 시계, 오븐 등 가전제품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문명의 눈에는 나바호족 킹씨의 고민이 시대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체성의 본질인 언어를 잃지 않기 위한 킹씨의 노력은 계속된다.

미주지역 한인 2세들도 능숙한 영어와 어눌한 한국어가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어 교육 역시 영어 교육 못지 않게 중요하다. 미국에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부모세대는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어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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