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된 아프간 카르자이, 90년대 리글리필드 인근서 식당 운영
하미드 카르자이(53)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이복동생이자 아프간의 대표적 권력자였던 아메드 왈리 카르자이(50·사진)가 12일 암살됐다는 소식이 젼해진 후 그가 한때 시카고에서 아프간 식당을 운영했던 사실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12일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카르자이 형제는 1990년대에 시카고, 보스턴, 볼티모어,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4개 도시에서 아프간 음식점 체인 ‘헬만드(The Helmand)’을 소유·운영했으며 아메드 카르자이는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시카고 지점의 운영을 맡았다.
오래 전 문을 닫은 시카고 ‘헬만드’가 새로 관심을 모은 것은 지난 해 11월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이와 관련된 문건을 공개하면서다.
트리뷴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에는 아메드 카르자이가 식당을 운영하며 살던 시카고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 인근 지역에 대해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가 표현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09년 9월과 2010년 2월 미국 고위 관리와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에서의 생활을 애틋하게 회상하면서 미국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 관계자들은 아메드 카르자이를 각종 불법에 연루되어 있는 마피아 같은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프가니스탄으로 복귀한 아메드 카르자이는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2001년부터 군부 실권자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칸다하르 주 의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수년간 돈세탁과 마약거래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아프간 부패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의 음식평론가 필 베텔은 지난 1995년 아메드 카르자이가 운영하고 있던 ‘헬만드’에서 다소 이국적인 아프간 음식을 맛본 후 별점 2개와 함께 “매우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베텔은 “헬만드 식당 안은 정교한 액자에 담긴 사진들과 예쁜 벽걸이 양탄자들로 꾸며져 있었고 무늬를 넣은 양철 천장에는 크고 우아한 샹들리에가 걸려있었다”면서 “서비스는 세심했고 메뉴는 아프간 정통 음식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전했다.
[시카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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