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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어성경도 '번역 논란'

NIV 성경 2011년 개역판

세계 최고 베스트셀러 영어성경인 'NIV 성경 2011년 개역판'을 놓고 주류교계의 논란이 뜨겁다.

한글성경에서 '가라사대'와 '이르시되'로 대표되는 신.구 성경 번역에 대한 보수와 진보간의 논쟁〈본지 3월9일자 religion& 섹션 1면>이 영어성경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남성 편향적 단어 2766개
중성적 단어로 모두 변경


NIV 성경은 지금까지 전세계에 4억 권 이상이 판매된 최고 베스트셀러 영어성경으로 북미 지역의 교인 30%가 이 성경을 사용한다.



가장 많은 독자수를 갖고 있는 이 성경의 개역판은 25년만에 현대 영어 표기에 맞게 개정된다는 점에서 발매전부터 교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온라인판이 공개되면서 일기 시작한 논란은 지난 3월 공식 발매 이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논쟁을 부른 쟁점은 새로 바뀐 '성중립적(gender-neutral) 표현'이다.

성경에서 특정 인물이 아닌 일반적 사람을 지칭하는 데 쓰인 Man Men He Him His Brothers 등 남성 편향적 단어 2766개를 they them과 human beings 등과 같은 중성적 단어로 바꾼 것이다.

대표적인 성경 구절은 요한복음 14장 23절이다.

이전 NIV의 구절은 "나를 사랑하면 그(he)는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him)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he)에게 가서 거처를 그(him)와 함께 하리라"로 남성명사가 4번 쓰인다.

개역판에서는 이중 첫번째 그(he)는 없애고 나머지 3개의 남성명사는 '그들(them)'로 바꾸었다.

또 유명한 구절중 하나인 마가복음 1장17절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men)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에서 남성명사 men을 '사람(people)'으로 대체했다.

명사의 성별을 두고 벌어진 찬반론은 완벽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하나님 말씀 왜곡일 뿐"
남침례교단 마저 거부


개역판 지지자들은 "성차별적 단어를 대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성경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댈러스신학대의 대럴 복 교수는 "성경에서 '당신들(you guys)'이라는 표현은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다"면서 "새 번역은 그런 모순들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지지했다.

반면 개정 반대자들은 "뜻을 왜곡하거나 정치적인 입장에서 개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단마저 개역판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 교단은 지난 6월 "개역판 번역은 수백개의 동사의 본래 뜻 마저 변질시켰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오류를 가져온 번역"이라고 공식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대형출판사 '라이프웨이'측에 개역판을 판매하지 말라는 요청까지 했다.

국제기독교언론인 '존더반(Zondervan)의 타라 파워스 대변인은 "현재까지 개역판은 상당한(great deal)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성차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새 영어성경 번역의 시도가 불러온 또 다른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될 지 주목된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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