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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 과 '보이는 것'에 관한 탐구

휘트니뮤지엄서 '바디 드라마' 퍼포먼스
매일 라이브와 비디오 교대로 소개해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당신은 바로 전에 무엇을 보았는가?”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함께 현대미술의 최전선에 선 휘트니뮤지엄에서 지난달 30일부터 한인 작가 자비에 차(31·사진)의 퍼포먼스 ‘바디 드라마(Body Drama)’가 열리고 있다.

1층 로비갤러리에선 카메라를 허리에 장착한 배우가 몸짓 연기를 하고 있다. 성난듯, 불안한듯, 슬픈듯 다양한 표정을 담은 그의 신체는 때로 흰색 벽면의 코너에서 정지하고 바닥을 뒹굴기도 한다. 배우는 관람객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그림자처럼 달려있는 카메라를 향해 거울을 보듯 으르렁대기도 한다.

갤러리의 거대한 흰 벽을 광적으로 오가는 배우는 마치 카프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같다. 때때로 그는 카메라와 발레 2인무를 추는듯 하다. 어느 순간 그는 성난 얼굴로 스타가 기피하고 싶은 파파라치를 보듯 카메라를 응시한다.



무언의 몸짓 연기 20여분이 끝난 후 갤러리의 벽엔 비디오가 돌아간다. 그 전 배우의 표정이 담긴 화면이다. 생생한 라이브 액션은 녹화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된다. 클로즈업 이미지가 응집된 화면은 또 다른 드라마다. 신체가 창조하는 드라마. 그 생생한 퍼포먼스와 녹화된 이미지의 사이에서 우리는 묻는다. 무엇이 진실인가? 보고 있는 것과 보이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 눈으로 본 장면과 비디오를 통한 ‘통조림’ 화면 사이의 거리는?

LA에서 태어난 자비에 차는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 졸업 후 UCLA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뉴욕 텍스터앤스멘지만 갤러리에서 퍼포먼스 ‘할러데이 크루즈!’로 데뷔한 후 동 갤러리에서 세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06년엔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17인전 ‘한 길로 아니면 다른 길로: 아시안아메리칸 미술의 지금’에 참가했다.

-‘바디 드라마’는 어떻게 나왔나.

“제목 ‘바디 드라마’는 전시의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함축한다. 제한된 연극적인 공간에서 신체의 동요된 움직임이 그 화상이다. 그 이벤트의 라이브와 녹화된 버전이 각각 따로 혼란스러운 신체 경험을 창조한다. 라이브 퍼포먼스에 사용된 특수 카메라는 배우 몸의 육체적인 확장이다. 관람객은 그들이 비디오 안의 구조를 인식하지만, 같은 공간 내에서 자신을 위치시키는데 힘든 시간을 갖게될 것이므로 비디오를 보면서 유사한 ‘체외유리(out-of-body)’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각각의 경우 신체는 극적인 긴장의 장소에 있다. 제목은 일상적인 ‘드라마’ 중 최고조의 멜로드라마를 환기시키는 유머러스한 차원이다. 배우들은 파편화한 육체의 본질 중 심리적인 에피소드를 전달하며, 그들의 연기는 진실한 느낌과 과장된 무언극 사이를 오간다.”

-배우들은 어떻게 찾았나.

“휘트니뮤지엄에서 캐스팅 광고를 냈더니 수백 장의 얼굴사진이 왔다. 이들 중 60여명을 추려서 오디션을 해서 25명이 캐스팅 콜을 받았다. 최종으로 11명을 선발했다. 이들이 3개월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시에 6회씩 돌아가며 공연한다. ”

-어떤 배우를 필요로 했나.

“난 상당히 관념적인 방향으로 강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진지한 배우를 찾았다. 난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정서적으로 조각해낸 암울하고 깊은 감정이 있는 배우들이 매우 매혹적이라고 생각했다. 난 또 각 배우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에도 호기심이 있었다.”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자신이 연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은 안무가인가, 연출자인가.

“양쪽 다인 셈이다.”

-연출자로서 배우들에게 어떤 감정을 표현하라고 지시했나.

”배우들에게 매우 깊게 소외되고, 놀랍고, 또한 불안해하는 정신적인 쇠약 상태를 표현하라고 요청했다. 그 정서는 매우 강해서 마치 만질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공간을 채울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 그들은 특별한 이야기를 피하면서도 관념성을 유지해야 한다. 배우들은 말을 해서도 않된다.”

-그러면 배우는 연기 도중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갤러리 안에서 자신의 압도적인 심리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각자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카메라나 관람객을 의식해서는 안된다.”

-배우 몸에 장착한 카메라는.

“소형의 전문가용 HD카메라다.”

-음악은 의도적으로 제외했나.

“음악은 결코 고려하지 않았다. 음악은 우리의 정서적인 반응을 조작하기 쉽다. 음악은 특이성을 부여하며 우리가 공간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지도해준다. 난 불확실성으로 남기고 싶었다.”

-관람객이 퍼포먼스에 참가할 수 있나.

“관람객은 배우의 연기와 촬영 기구에 또 다른 차원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배우와 신체에 부착된 카메라처럼 같은 물리적인 공간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정신적인 공간은 배우 자신의,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그리고 카메라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관점이라는 다면적인 그러나 별도의 정신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우리가 본 것과 녹화된 것은 다른 체험이다. 무엇이 실제 일어났는가의 진위 여부를 말하고 싶었나.

“‘바디 드라마’에서 진정한 체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녹화된 비디오를 보는 것이 퍼포먼스를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것도 아니요, 퍼포먼스가 비디오에 대한 해답도 아니다. 이들은 오리지널 객체가 없는 틀(mold and cast)일 따름이다.”

-우리는 배우의 클로즈업만 보게 되는데.

“그렇다. 배우 얼굴의 클로즈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배우의 주변 환경은 어지러울 정도로 흐릿하다.”

-아티스트로서 LA와 뉴욕의 차이라면.

“뉴욕은 더 다양성이 많거나 최소한 다양성에 더 열려있는 것 같다. LA는 무척 격리되어 있어서 커뮤니티간의 교류가 많지 않다. 뉴욕에선 내가 하는 작업에 더 많은 자원이 있으며 영감을 준다.”

^휘트니뮤지엄: 945 Madison Ave.@75th St.(212-570-3600) whitney.org.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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