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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원리주의라는 시한폭탄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알카에다가 세계 무역 센터에 여객기를 몰아 들이받으면서 9.11 사태를 일으킨 지도 한참이 지났다. 무고한 사람들이 숱하게 죽고 다쳤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준 깊은 상처가 아직도 다 아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알카에다를 싫어하고 미워할지라도 이 원리주의 이슬람교도들이 단지 심심해서 자기들 목숨까지 내던져 가며 재미로 그런 짓을 했다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나름대로는 무슨 이유와 명분을 내걸고 어떤 극적인 효과를 노렸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그토록 가공할 폭력을 써서 극단적인 자기표현을 한 것은 어째서 가능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들의 조직과 사상이 종교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이고 그것도 하필이면 극단적인 원리주의가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리 보면 잘못 쓰인 종교만큼 무섭고 위험한 것도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위험한 원리주의가 알카에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서양의 역사 종교 전쟁사를 훑어보면 금방 알 수가 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 이 세상 모든 종교에는 이런 위험 요소들이 감추어져 있다. 주위의 조건만 무르익으면 언제든지 싹틀 수 있는 씨앗이요 시한폭탄이 원리주의다. 원자탄이나 수소폭탄보다 더 무섭다. 대량 살상 무기를 줄여 나가는 군축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원리주의 근본주의를 다스리고 줄이는 일이야말로 세계가 손잡고 이뤄 나가야 할 시급한 당면 과제인 것이다.

원리주의란 무엇인가? 무얼 한 번 믿으면 폭 빠져서 다른 것들은 도대체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는 벽창호요 청맹과니가 되는 것이다. 그 옛날 교주가 가르치고 명령했다고 믿는 바대로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곧이곧대로 실행에 옮기려 한다. 오직 자기 교주뿐 일체 타협이 없다. 따라서 원리주의와 배타주의는 동전의 양면이다. 다원주의로 남들을 포용하고 공생하는 것은 악마에 굴종하여 배교하는 것으로 본다. 이렇듯 세월의 흐름과 그 동안의 상황 변화를 철저히 무시하고 환상 속의 교조와 함께 밥 먹고 누워 자는 이들이 원리주의자들이며 근본주의자들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들도 다분히 이런 원리주의에 빠질 소질이 많아 보인다. 역사를 돌이켜 보자. 샤머니즘 등 토속신앙은 일단 제쳐 놓고 불교 유교 기독교 등 외래종교 또 일종의 종교라고도 할 수 있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북한의 주체사상 남쪽의 여러 극렬하고 편협된 사고방식과 사회 현상 등등… 우리는 바깥의 선생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거나 한 술 더 뜨는 갑갑하고 고지식한 모범생 노릇만 해 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무릇 세계적인 종교를 창시한 동서양 성현들의 거룩한 말씀이나 거기에서 파생된 위대한 사상이라는 것들도 본래는 이렇게 꼭 막힌 것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다 사람답게 행복하게 잘 살고자 해서 나온 말씀이고 이 세상의 괴로움을 좀 덜자고 하신 얘기들 아니겠나. 이런 기본 대전제를 눈치 채지 못하고 줄곧 극단으로만 치닫는다면 비록 평생을 바쳐 어떤 지위나 경지에 올랐다 한들 어찌 사람다운 슬기를 제대로 갖추었다 하겠는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답답한 책상물림이요 한심한 윤똑똑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자 그러니 무엇보다 우선 배타주의에서 벗어나 남들을 포용하자. 그래서 되고야마는 것이 이른바 피치 못할 미지근한 적당주의 신자요 땡땡이 학생이라면 차라리 그 편이 낫다. 그래도 인류의 장래에 폐를 덜 끼치는 선량한 이웃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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