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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남미 여행-브라질 이과수 폭포에서] 영화 '미션'에 나오는 폭포로 유명세

관광객들 모터보트 타고 급류 즐기고 물벼락 맞기도
개미핥기는 이젠 개미 안먹고 음식 찌꺼기 즐겨 먹어

페루에서 비행기를 두어 시간 타고 내리니 브라질이란다. 입국 비자 경비가 200불이나 되고, 또 미국이 지문조사를 해서 맞대응으로 브라질도 지문조사를 한다 해서 시간이 꽤나 걸리겠구나 했는데 웬걸 무슨 시골 대합실 정도의 규모로 간단한 절차로 입국 수속을 끝내고 비행장을 나섰다.

버스에 오르자 그 동안 오페라 작곡으로 유명한 베르디, 푸치니 등의 이야기로 나를 매료 시켰던 미시스 김이 마이크를 잡았다.

“인디오들이 아마존 깊숙한 곳에 전도하러 갔던 신부님을 나무 십자가에 묶어 아마존 강에 띄워 보냅니다. 물론 폭포에 떠밀려 순교하지요. 두 번째로 가브리엘 신부님이 파송됩니다. 폭포 물속을 가로 지르며 절벽을 기어올라 강가에 앉아서 ‘오보에’를 붑니다. 이 아름다운 음률이 아마존의 인디오 마음속에도 와 닿았을 것이고 그래서 그들이 모여 들고 처음에는 한 인디오가 피리를 빼앗아 두 토막을 내기도 하지만 결국 가브리엘 신부님을 마을로 데리고 갑니다. 1986년 칸느 영화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최고의 작품상을 받은 ‘미숀’이라는 영화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런데 ‘가브리엘의 오보에’라는 곡은 ‘황야의 무법자’라는 영화의 주제곡을 작곡한 이탈리아의 엔뇨 마리코네라는 사람의 곡이지요.

그리고 그 선율에 반해 버린 소프라노 사라 브리이트만이 3년을 졸라 작곡자가 그를 위해 마련한 저 유명한 노래 ‘넬라 환타지’를 드디어 부르게 되죠. 다들 아시죠, 그 노래 가사 말입니다. ‘나는 환상 속에서 모두들 정직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봅니다 / 나는 떠다니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을 꿉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곡 말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실제 이야기인 무대가 바로 이곳이고 그래서 이곳에서 영화 촬영을 했었죠. 영화의 무대가 이 아름다운 폭포와 밀림이었고 그래서 이곳 이과수 폭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죠. 그래서 처음에는 세상 사람들이 이과수 폭포라기보다는 ‘미숀’ 영화에 나오는 폭포라고 부르곤 했었죠.”

나는 버스 창 너머로 구경을 하면서 갔다 과연 아마존 밀림 속으로 내가 가고 있다는 사실에 실감이 났다. 다음날 하루는 270개의 폭포가 있다는 이과수 폭포와 이따이푸댐을 구경 하였다. 이곳 인디오 과라민족 말로는 이과수란 물이 무척 많다는 뜻이며, 이따이푸는 돌들의 노래(song of rocks)라는 뜻이란다.

내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 것이 아마도 20년이 넘은 듯 하여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폭포의 규모나 그 숫자로 볼 때 아무래도 이과수가 더 큰 규모인 듯싶다. 또 이따이푸댐과 발전소는 지금 중국이 장강을 막아 세우는 삼협댐으로 따라 잡겠다고 하며 이곳에 와서 배우고 대비하고 있다고 하나, 그 만한 물의 양을 지탱하려다 그저 지진만 불러올 대재앙만 일뿐 결코 이 댐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가이드가 말을 한다.

허지만 사실 고백하건대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보다 훨씬 즐기는 나의 집 사람은 급류에 모터보트를 타고 폭포까지 가서 물벼락을 맞기도 하고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나들면서 하루 하고 반나절 동안 아마도 몇 백 장의 사진을 찍은 듯 하지만 나는 ‘자연을 즐기는 데에는 하루면 될 것을’ 하면서 이곳저곳에 한눈을 팔기 시작했다. 이곳이 관광지로서 개발된 것이 20년 정도인지 관광 유흥지로서의 시설이나 그곳 사람들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훈련이 잘 안된 듯 했다. 음식은 어디를 가나 그 저 한 가지 추라스카리아(churrascaria)라는 것뿐이었다. 뷔페식이랄까, 야채 바라고 할까 하는 곳에서 샐러드를 접시에 담아 오면 웨이터들이 여러 부위의 구운 고기를 창으로 꽂은 것을 들고 식탁을 돌면서 잘라 준다.

좀 짜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그런대로 먹었으나 그것만 계속 먹으니 나는 고기에 그만 질력이 났다. 또 한 가지 모터보트를 타고 폭포 떨어지는 곳까지 가는데 현지 사진사가 사진을 찍었을 듯 했다. 물에 젖은 몸을 타월로 닦고 나가니 벌써 사진이 게시판 같은 곳에 붙어 있었다. 문제는 그 사진이 터무니없이 비싼 13달러로 파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 중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한 장도 못 팔고 버릴 바에야 5달러 정도로라도 팔지 그러느냐 했더니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듯 했다.

‘좀 더 비즈니스 마인드도 있어야겠고 관광 자원도 더 개발을 해야 돼’ 하고 뇌까리며 걸어 나오는데 색동 줄무늬 꼬리에 긴 주둥이를 한 꼭 여우 비슷한 놈이 쓰레기통에 머리를 처박고 음식 찌꺼기를 먹고 있었다. 아주 잘 생긴 놈이었다. 내가 저 놈이 무어냐고 물으니 ‘개미핥기’라는 동물인데 주둥이로 땅을 파서 개미들을 싹쓸이해 먹고 사는 놈인데 이젠 개미는 안 먹고 음식 찌꺼기만 즐겨 먹는다고 한다.

나는 한숨을 지으며 웅얼거렸다. “글쎄 이거 더 개발을 해야 하는 거야. 아니면 그저 그런대로 때 묻지 않는 삶을 지키며 사는 것이 좋은 거야 정말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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