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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저는 지난 번에 스님께 제가 저의 잘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마음 쓰는 것을 여쭈었습니다. 그때 스님께서 만배 후에 다시 질문하라고 하셔서 만배를 했습니다.

절을 하면서 끝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는 저를 보았습니다. 절을 한 배하고 염주 알을 두 개 넘긴 것은 아닌지 108배를 한 번 하고 두 번 체크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저를 보면서 제가 스스로를 잘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고 마음 속에서는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며 사랑받기 위해서 아주 많이 잘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재산도 다 줄 수 있고 목숨도 상관없지만 사랑받고 싶은 마음만은 버려지지 않는 저를 보았습니다. 친구처럼 지내다가도 연애만하면 집착하게 되고 왜 연애만 하면 정신 나간 사람처럼 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하루에 삼천 배씩 10년을 하면 20년을 하면 될런지요?





자신을 알고 마음 다스리는 수련해야

A. 우선 축하드립니다. 절을 하면서 나한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깊이 뿌리 박혀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갈구가 나한테 뿌리 깊이 박혀 있을까요? 이러한 현상은 비록 지금 내 기억에는 없지만 내가 어릴 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데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 애정 결핍이 지금 이렇게 무의식의 세계에 남아 끊임없이 작용하면서 나이가 서른 살인데도 아직도 어린애 같은 마음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이 상태로 결혼해서 남편한테 어린애 같은 마음을 내고 투정을 부리면 남편이 한동안은 귀여워하고 보살펴주고 하겠지만 곧 아내를 귀찮게 여기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를 보살피기보다는 보살핌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큰데 아내가 늘 자기를 보살펴달라고 요구하면 남편이 좋아할 리 없는 건 당연하지요.

질문자는 다행히 만 배를 하면서 자신의 사랑 고파병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은 안 됐지만 자신의 내면세계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면 안 됩니다. 만약 현재의 이 상태로 결혼을 한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아기를 낳아서 키운다면 아기에게 또 어떤 유산을 물려줄지 이런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결혼도 중요한 게 아니고 직업을 갖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아는 것이고 나의 이런 마음이 불행을 자초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먼저 해야 합니다. 지금은 사랑결핍증 때문에 남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눈치만 보니 결국 내 인생이 남에게 매여서 우왕좌왕합니다. 성격도 우유부단해지고 마음에서 항상 의심이 일어납니다. 무슨 일을 할 때에도 늘 이렇게 해놓고는 저럴까 저렇게 해놓고는 이럴까 갈등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치유가 안 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아무리 똑똑한 사람처럼 보여도 본인은 항상 자기가 열등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질문자는 우선 명상수련을 해보세요. 그리고 그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백일출가를 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일 년 정도 집중적으로 자기 업식에 대해서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생활하면서 수행하면 됩니다. 자기를 아는 데 재미가 들어서 직업도 안 가지고 인도에 가고 티벳에 가고 이런 식으로 수행병에 걸려 헤매지 말라는 말입니다. 딱 일 년만 정해서 집중적으로 수행을 해보고 나머지는 일상생활 속에서 해나가면 됩니다. '저는 사랑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이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렇게 자꾸 자기암시를 주고 기도하시면 업식이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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