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지구 관계' 천문학적 현상에 계절 나뉘어
날씨와 생활
사실 여름을 정의하는 기간의 기준이 서로 다른 것은 한국과 미국만이 아니다. 아일랜드 같은 나라는 5월 1일에서 8월 1일까지를 전통적인 여름으로 학교 교과서 등에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기상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6~8월 3개월을 여름으로 정의한다. 여름에 대한 정의가 이 처럼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은 무엇보다 각 나라가 위치한 기후 권역대나 문화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민감한 것은 아무래도 온대지역과 한대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계절마다 기후와 날씨의 특징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계절별로 기후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4개의 계절에 대한 인식은 있다. 4계절의 존재가 본질적으로 천문학적인 현상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천문학적 현상이란 지구의 기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말한다. 해가 떠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춘분 하지 추분 동지가 이런 천문 현상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4개의 절기는 각각 4개의 계절을 가르는 기준점이 된다.
천문학적으로 따지면 춘분 하지 추분 동지는 저마다 각 계절의 한 중심이 돼야 한다. 이런 식으로 치면 북반구에서 봄은 대략 2~4월 여름은 5~7월 가을은 8~10월 겨울은 11~1월쯤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이 몸으로 체감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각각 천문학적 계절보다 대략 한달 가량 늦은 3~5월(봄) 6~8월(여름) 9~11월(가을) 12~2월(겨울)이다. 실제 계절이 이 같은 천문학적 계절에 비해 한달 쯤 늦게 나타나는 것은 이른바 '지연 효과' 때문이다. 지연 효과는 가스 오븐에서 물을 끓일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가스 불의 온도가 수백도에 이른다고 해서 불을 켜자마자 곧바로 냄비 속 물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불을 약하게 줄인다고 해서 곧장 물이 식지도 않는다.
지연 효과는 날씨를 이해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계절은 물론이고 하루 하루의 날씨도 상당 부분은 그 영향이 지연돼 나타난다는 점을 이해하면 일상 생활에도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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