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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세일즈맨이 되겠습니다"

'피아노 업계 전설' 이병일씨
열린마음교회 목회자로 변신

"내가 아는 것은 피아노 밖에 없다"던 한인 악기업계의 전설이 또 한번 변신했다.

90년대 초반까지 연매출 1500만달러를 올렸던 '이병일 피아노'의 이병일(60) 전 대표가 목회자가 됐다.

지난달 목사 안수를 받은 지 한달여만인 5일 LA한인타운 인근 8가와 발렌시아 인근에 '열린마음 교회'를 개척했다. 5년전 동업자와 함께 설립한 공장건물 매매전문 부동산업체 '노스아메리카 프로퍼티'의 대표직도 병행하고 있다.

'직장 가진 담임목사'라는 도전적인 삶을 시작한 지 열흘을 갓 넘긴 지난 14일 그를 만났다. 롤러코스터 인생을 겪어온 '반전의 주인공' 답지 않게 그는 담담했다. 웃음은 여전히 친근했고 말은 간결했다.

그는 "내가 못다 이룬 꿈이 사업의 성공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영혼의 구제였다"고 목사가 된 소감을 밝혔다.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신학교 졸업을 앞두고 '10년뒤 내 모습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계기가 됐다.(그는 지난해 미주장신대를 졸업했다. 목사가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 성경 공부를 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숙제를 받고 답답했다. 그러다가 한 주류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찾아가는 목사'가 되자 결심했다."

-찾아가는 목사라면.

"힘든 이들을 돕는 것이 내 소명이다. 예배당에 집착하기 보다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서 내가 겪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잘나가던 시절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작은 업체다. 82년 이병일 피아노를 열었다. 당시로선 유일한 야마하 피아노 공인딜러였다. 8년만에 6개 지점으로 확장했다. 한해 3000여대를 팔았다.(업계에서는 최초이자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라고들 한다)"

-느닷없는 파산이라고 들었다.

"92년 폭동 후 타격을 받았고 94년 파산했다.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한순간이었다. 나는 세일즈맨이지 경영인은 되지 못했다. 무리하게 확장했고 주류업체의 견제도 심했다."

-이후 힘든 시기가 길었다.

"좋지 않은 일은 역시 한꺼번에 왔다. 이혼을 했고 아이들 문제까지 한꺼번에 닥쳤다. 이후 8년간은 '고난의 시기'였다. 1500만달러를 주무르던 내가 점심값이 없어 굶은 적도 많았다. 부끄러워 2년간 집밖을 나서지 않았다."

-재기의 계기가 된 것은.

"아들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목사가 된 것도 아들 덕이다. 돈 잘 벌던 아버지가 한순간 무너지면서 아들도 힘겨운 시기를 겪었다. 아버지로서 내가 먼저 일어서야 아들을 구할 수 있었다. 벼랑끝에서 세상으로 나갔다."

-그후 부동산 에이전트도 뜬금없는 선택이다.

"원단 세일즈맨으로 나섰다가 공장과 인연이 되서 2000년부터 공장건물 매매 전문 에이전트를 시작했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내가 피아노 세일즈맨을 선택한 건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망한 뒤 선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도 싫어하는 공부를 다시 할 수 밖에 없었다."

-목회와 사업을 병행한다고 들었다.

"다른 목사님들께 죄송하다. 하지만 교인들의 헌금에 의존하지 않고 목회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생활 자체가 목회라고 생각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내 전도 대상이다."

-주말에도 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

"꼭 1년째 매주 금요일 LA카운티 구치소에서 재소자들을 상대로 사역중이다. 예배와 기도도 하지만 나만의 '세일즈 6단계' 노하우를 전수한다. 반응이 좋다. 아버지학교에서 강사로도 활약중이다. 나는 이혼과 재혼을 겪었기에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린마음 교회를 소개한다면.

"교회 로고에 잘 나타나 있다.(심장을 뜻하는 하트 윗부분이 열려있고 그 사이로 십자가가 우뚝 세워져 있다.) 사람들의 가슴에 십자가를 꽂는 사역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힘들고 지친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는 교회로 섬기고 싶다."

-본인을 어떤 목사라고 소개하고 싶은가.

"포기하는 목사다. 소유하기 보다 나누는 목사가 되고 싶다. 내게 아직 못다한 일이 있다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이제 내가 아는 것은 남은 삶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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