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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김은국 소설 '순교자' 이념·종교·진실과 구원에 대한 질문

23일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

명작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이창래, 황석영, 신경숙, 시인 고은 전에 김은국(1932∼2009)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전쟁과 5.16 군사정변을 체험한 김은국은 1955년 미국으로 이주해 리처드 E. 김이 됐다. 네개의 대학교에서 정치·역사·문학을 두루 전공하고 1964년 출간한 데뷔소설 ‘순교자 (The Martyred)’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67년엔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추천됐다.

한국전쟁 60주년을 즈음해 펭귄클래식 출판사가 5월 말 ‘순교자’를 페이퍼북으로 새로 출간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출판사에선 최근 그의 세 번째 소설 ‘빼앗긴 이름(Lost Names)’을 40년만에 다시 출판했다.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3일 오후 6시 30분 북카페에서 ‘순교자’(펭귄 클래식) 재출간의 의미를 새겨보는 토론회를 연다. ‘순교자’의 서문을 쓴 소설가 수잔 최가 이 소설의 의미를 토론한다. 김은국의 2주기인 23일 소설 ‘순교자’와 작가를 다시 읽는다.



◇소설 ‘순교자’는=1950년 6월 서울대 역사강사였다가 전쟁의 발발로 입대한 육군본부 정보처의 이대위는 전쟁 직전 평양에서 일어난 목사 집단처형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장대령은 12명의 목사들을 순교자로 선전하고 추도예배를 계획한다. 그러나 생존자 중 한명인 신 목사가 살아남은 이유는 오리무중이다.

기독교인 부모를 두었지만, 무신론자인 이 대위는 진실만을 믿는다. 신 목사가 하나님을 배반한 유다인가? 이 소설은 전쟁이라는 위기의 순간 이념·진실·종교·신념, 그리고 구원에 대해 스릴러의 형식으로 탐구하고 있다.

◇순교자의 영향=“목사님의 신이건 그 어떤 신이건 세상의 모든 신들은 대체 우리에게 무슨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당신의 신은 우리의 고난을 이해하지도 않을뿐더러 인간의 비참, 살육, 굶주린 백성들, 그 많은 전쟁, 그리고 그 밖의 끔찍한 일들과는 애당초 아무 상관도 하려 하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김은국의 데뷔 소설에 대해 “도스토예프스키와 알베르 카뮈의 도덕적이며 심리적인 전통을 훌륭하게 이어서 쓴 작품”이라고 평했다. ‘순교자’는 뉴욕타임스에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으며, 65년엔 권위있는 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후보에 지명됐다. 이후 소설은 세계 14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67년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다. 한국에선 65년 유현목 감독이 김진규·남궁원 주연의 영화로 제작했으며, 연극과 오페라와 영화로도 각색됐다.

◇소설가 김은국=함흥에서 태어나 해방 후인 47년 월남해 목포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 경제학교에 입학하나 한국전쟁으로 입대해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1955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버몬트의 미들베리대에서 정치학과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존스홉킨스대(문예창작), 아이오와대 작가워크숍(창작), 하버드대학교(극동언어와 문학)에서 3개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롱비치의 캘리포니아주립대 영어강사를 거쳐 매사추세츠대학교의 교수를 지냈다. 64년 ‘순교자’, 68년 5.16 군사정변을 소재로 한 ‘심판자(The Innocent)’, 70년 창씨개명을 소재로 한 ‘빼앗긴 이름: 한인 소년시절로부터의 장면들(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을 발표했다. 89년엔 중국과 러시아의 실향민을 소재로 한 포토에세이집 ‘Lost Koreans in China and the Soviet Union’도 냈다. 1981년 풀브라이트 교수로 서울대학교에서 연구했으며, KBS-TV의 기자 겸 해설자로도 일했다. 2009년 6월 23일 매사추세츠 슈츠베리의 자택에서 암 투병 중 77세로 사망했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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