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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습·토착종교 … 페루의 참모습을 찾아서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남미여행 [제 1편] 페루로 향하면서

페루·브라질의 역사와 여행기가 어어루진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여행 속으로’가 오늘부터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이영묵 작가(페어팩스 거주)가 최근 페루 및 브라질을 돌면서 곳곳에 서려있는 역사와 풍습, 감상들을 잔잔한 필체로 기록한 테마 여행기입니다. 이영묵 작가의 여행을 따라 페루, 브라질을 지면으로 만나보세요

잉카제국으로 시작 … 스페인에 300년간 통치받아
비행기 스패니시 안내방송 다음엔 일본어가 나와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여행지에 대한 숙제를 스스로 만들어 이 숙제를 마치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화두’로 삼아 그것을 붙들고 여행 중에 그 대답을 찾으려는 버릇이 있다.

이탈리아를 찾았을 때에는 떠나기에 앞서, 또 현지에 도착해서 가이드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왜 이탈리아는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소매치기 소탕을 안 할까’ 생각하기도 했고, 이집트를 향할 때에는 아브라함, 야곱, 요셉, 모세이 피라미드를 보았을 터인데 어찌하여 구약 성경에는 피라미드 이야기가 한 줄도 없는지 그 해답을 찾으려 했었고, 인도, 네팔에서는 아리안족과 그곳 토착민 과에서 연관성 속에서 불교의 탄생을 찾으려 했고, 러시아에서는 공산주의 마르크시즘의 발상이 어째서 독일이 아니고 러시아였나 하며 그 원인을 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나는 역사학자도, 사상가도 아니기에 애초부터 나는 그곳에 사는 그들 몸속에 배어있는 하루하루의 생활, 그리고 풍습, 전통 음악, 전통 춤, 토착 종교, 음식 속에서 찾으려고 했었고, 비록 편린에 불과하더라도 나는 나의 그러한 시각으로의 접근 속에서 여행을 더 즐길 수 있었다고 스스로 흐뭇하기도 했다.

그러니 이번 페루, 브라질 여행에서도 당연히 그 화두를 찾았다. 그리고 그 화두는 사실 오랫동안 내가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페루에 대해서는 비록 강보에 싸인 아기로 페루 땅에 와서 자랐다 하더라도 어떻게 일본인 이민 일세인 후지모리가 투표를 통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고, 브라질에 대해서는 삼바 춤과 축구가 진정 그들의 생에 100%냐, 아니면 생활 속에서 중요한 한 부분일 뿐이냐 하는 것 이었다.

휴스턴에서 페루로 가는 비행기에 앉았다. 페루를 안내하는 책자를 들춰 보았다. 국토의 크기는 남미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 번째로 크며, 인구는 대충 2700만명, 약 반 이상이 해안을 따라 살며, 35%가 안데스 산맥 고원 지대, 그리고 10% 조금 넘는 사람들은 아마존 정글에서 살고 있다. 2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고, 3000년 전부터 문명이 시작됐다 하나 부족 국가에서 통일된 국가는 1300년대에 잉카제국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1500년대 스페인의 정복으로 300여 년 통치를 받다 1800년대에 독립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책자를 읽고 있는데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니 내 옆에 방모라는 학교 선배가 앉았고, 그 옆과 뒷좌석으로 약 10명의 일본 여자들이 앉아 있었다. 방 선배님은 나보다 나이가 한참 위인지라 일본말을 아주 잘하는 분이다. 옆 좌석의 여자와 일본말로 대화를 즐겁게 하면서 가끔 대화 내용을 가르쳐 준다. 그 여자는 24세의 여사무직 사원으로 친구 10명과 같이 페루 여행을 한단다. 내가 보기에 방 선배의 이야기가 좀 긴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 여자는 조금도 싫은 기색이 없이 웃음을 띠면서 상냥하게 대답을 한다.

그러다가 이야기가 끝나자 가방에서 신발주머니를 꺼내어 슬리퍼를 싣고는 구두를 신발주머니에 넣는다. 그러더니 다시 면 마스크를 꺼내어 쓰고 나서, 입고 있던 점퍼를 차곡차곡 접어 가방에 넣고, 담요로 어깨를 덮는다. 그러고 나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얄미울 정도로 모든 것이 너무 깔끔하다. 사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아주 나쁜 나라로 매도 하다가 일본을 짧은 기간이라도 방문하거나, 최소한 여행지에서 일본인들과 같이 생활하고 나서 일본을 매우 호의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을 무수히 보았다. 또 허다 못해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3명의 대통령이 모두 일제 시대 자기를 가르쳤던 소학교 선생들을 모두 존경하고 그리워하고, 대통령 되고 나서도 그들의 소식을 알려고 했다. 무엇이 그리고 어떻게 그 선생들이 어린 나이에 그들을 감동시켰기에 아직도 그들을 생각하게 기억나게 하는가?

나는 페루 사람들을 알기에 앞서 일본사람들이 페루 사람들에게 비쳐진 모습을 먼저 알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비행기가 이륙에 앞서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그런데 나에게 경악이었다. 스패니시 다음에 나온 나라 말이 일본어였다.

[제 2편]페루 리마 그리고 말도나도에서…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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